"崔, 뇌물수수 공범…불응하면 체포영장"…'삼성 뇌물' 우선 조사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이보배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소환 요구에 여러 차례 불응해 온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를 21일 다시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최씨가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최씨 측은 제발로는 특검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혀 체포영장 집행 등 강제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0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그동안 소환에 불응한 최씨를 재판 일정을 고려해 내일 오전 피의자로 출석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최씨는 뇌물수수 혐의의 공범으로 소환된다"면서 "액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당시 금액을 기초로 하며, 전부가 될 수도 일부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특검팀은 삼성이 박 대통령과 최씨 측에 430여억원 지원을 약속하고 실제로 250여억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특검팀은 최씨가 출석하면 이 부분을 우선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이 특검보는 '최씨에게 다시 소환을 통보한 게 이 부회장 영장기각 사유 중 뇌물수수의 조사가 없었다는 부분과 관련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중요한 질문"이라면서도 "지금 단계에서는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부연했다.

최씨는 특검 수사 개시 이후 지난달 24일에 나와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이후 특검팀은 여러 번 최씨에게 다시 나와 조사받으라고 요구했으나 최씨는 건강상의 이유나 '정신적 충격',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출석이나 형사재판 준비 등 사유를 대가며 불응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최씨 측으로부터 아직 출석 여부에 대한 통보는 받지 못했다"면서 "내일도 최씨가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검이 이끄는 특검팀은 '강력통'으로 통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의 박 특검을 비롯해 양재식 특검보와 박충근 특검보도 강력통으로 분류되는 등 '강골'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용복 특검보도 검찰 재직시 선이 굵은 스타일로 통했고 윤석열 수사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이자 카리스마가 강한 타입이다.

하지만 최씨 측은 "특검에 못 나간다. 차라리 영장을 집행하라"며 특검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사기관이 피의자에게 보내는 것은 형식상 출석 요구서다. 일단 임의(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맡김) 출석 형태다. 다만 피의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출석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발부, 구속 등 곧바로 강제수사 대상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는 "어제도 최씨에게 물어봤지만, 특검에 못 나가겠다고 하고 있다. 재판하고 지금 정신이 없는 상태다. 최씨에 대해서는 조사를 다 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또 "체포영장이 나오면 그때 대처하겠다. 법에 따라서 영장을 집행하는 거야 어쩌겠나. 이러나저러나 최씨에게는 같은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