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 캠프에 초청선수로 합류한 황재균(29)이 일단 브루스 보치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황재균은 22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샌프란시스코 마이너리그 훈련장에서 실제와 같은 타격 훈련을 했다.
이 훈련에서 황재균은 우완 강속구 투수인 호세 도밍게스를 상대로 잘 맞은 타구를 때렸다.
현지에서 취재한 취재진들에 따르면 황재균의 타구는 맞는 순간 '딱' 소리가 크게 났을 정도로 제대로 맞은 타구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타구는 왼쪽 외야 파울 구역으로 넘어가는 파울 홈런이었다.
이 순간을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놓치지 않았다.
이날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훈련이 있었지만 보치 감독은 5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마이너리그 훈련장을 직접 찾아 황재균의 파울 홈런 장면으로 지켜봤다.
비록 파울이었지만 보치 감독에게는 큰 인상을 남긴 듯했다.
보치 감독은 메이저리그 훈련장으로 돌아온 뒤 취재진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황재균의 홈런 소식을 전했다.
그래서 현지 언론에는 이날 황재균이 홈런을 친 것으로 보도됐지만 사실은 파울 홈런이었다.
보치 감독이 현지 취재진들에게 파울 홈런이라고 하지 않고 홈런이라고 한 것은 일종의 '하얀 거짓말'이다.
실제로 그 홈런이 파울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보치 감독이 황재균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보치 감독은 "스윙이 마음에 든다. 반대 방향으로도 타구를 보낼 수 있다. 배트 컨트롤을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우타자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은 다했다.
그러나 보치 감독의 평가와는 달리 황재균은 이날 타격이 불만이었다.
캐나다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전날 밤 늦게 돌아온 황재균은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훈련장에 나왔다. 몸이 피곤하다보니 생각했던대로 잘 안됐다"며 아쉬워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5일부터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황재균으로서는 일단 보치 감독에게 인상을 남겼으니 실전에서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