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국산'과일맛 소주'美 세관 당국 내사


  美 진출 2년째...때아닌 '와인주류'신고 문제 재탕
  업계 일각 '과당 경쟁·네거티브 마케팅'추측 난무
 "전체 한국산 소주 조사 비화등 이미지 추락 없어야"

 2년 전 미국에 진출한 한국산 '과일맛 소주' 중 일부 제품이 '증류주류'가 아닌 '와인주류'로 신고해 통관한 것이 문제가 돼 미 세관 당국의 내사를 받고 있다는 뉴스<본보 5월25일자 보도>와 관련 그 원인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선 이번 일이 관련 업체간 과당 경쟁에서 불거졌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 재무부 산하 주류담배세금무역국(TTB)의 통관 서류에 따르면 미국에서 수입되는 주류 제품은 증류주류(Distilled Sprits)·와인류(Wine)·맥주류(Malt Beverage) 등 3가지로 나뉜다.

 문제가 된 무학소주의 '좋은데이' 과일맛 소주인 '컬러시리즈'는 증류주가 아닌 와인주류로 통관해 수입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롯데주류 '처음처럼'의 과일맛 소주는 증류주류로 신고·수입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 세관의 통관 세금에 차이가 난다. 증류주류로 분류되면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주세를 합해 1박스(20병)당 14.3달러가 매겨지지만, 와인류는 1.48달러에 불과하다. 또 증류주류로 통관 시 와인류는 한국에서 시판되는 360㎖ 소주병을 그대로 들여올 수 있어 제조원가도 적게 드는 이점이 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와인류로 분류되면 일반 음식점과 소형 마트에서도 소주 판매가 용이하다. 

 이번과 같은 사건은 예전에도 있었다. 무학소주를 수입판매하는 업체 'BWS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증류주류 수입과 관련해 TTB의 조사를 받았다. TTB 조사관 2명이 직접 업체를 방문해 인터뷰와 증빙자료를 검토했고 며칠 뒤 전화로 '문제없음'을 통고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이 문제가 다시 주류업계를 중심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에 'BWS 그룹'측은 지난달 TTB에 재차 공식 확인을 문서로 요청해 놓은 상태다.

 'BWS 그룹'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는데 계속 이슈화돼 혹시 어떤 불순한 저의가 있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사실 한인유통 및 마켓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번 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은 주류업계의 고질적인 과열 경쟁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참이슬과 처음처럼이 양분하며 점유하고 있는 일반 소주 시장과 달리 과일맛 소주 시장은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쟁사 간의 '네커티브 마케팅'이 나올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올만하다. 그러나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미주법인과 롯데주류 미주법인 등은 "결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잘라 말한다. 

소주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실제로 세관당국의 수사 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고 한국산 소주 전체가 주류사회 뉴스로 오르내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