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주한 미대사관 3순위 비숙련'EB3'비자승인 중단 
  일부 한국 신청자들 호주로 건너가 비자 취득'꼼수'
  작년 하반기 이후 2000여명 '승인보류'대기 답답

 주한미국대사관이 3순위 비숙련 취업이민(EB3) 신청자들에 대한 비자승인을 수개월째 정체시키며 사실상 승인이 전면 중단<본보 2017년 4월25일자 보도>된 가운데, 속앓이를 하던 한국인 신청자들이 최근 호주 등 제3국을 우회하는 방법으로 비자승인을 받은 사례가 나와 주목된다. 

 그 동안 기약도 없이 비자승인을 기다리던 EB3 신청자들에게 미국비자 획득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돼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24일 한국내 미국이민 전문 이주업계에 따르면 모 이주공사를 통해 EB3 비자를 신청했다가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TP(transfer in process·비자승인 보류)를 받았던 김모씨는 최근 호주에서 EB3 비자를 취득했다. 

 김씨는 워킹홀리데이비자를 받고 호주로 떠났고 그곳에서 EB3를 다시 신청해서 최종적으로 비자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경우 TP상태인 EB3 진행을 주호주미국대사관으로 이관해달라고 주한미국대사관에 요청했고,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면서 무사히 비자를 승인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모씨는 아예 처음부터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비자를 받고 떠난 후 주호주미국대사관에 EB3 비자를 신청해서 비자승인을 받았다. 이씨는 한국에서의 비숙련 이민비자가 아예 막혀있는 것을 고려해, 시작부터 호주에서 비자수속을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례는 비숙련 취업이민이 유독 한국에서만 가로막혀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나라에서 진행하는 EB3는 현재까지 문제없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호주에서의 EB3 비자 취득 사례를 보면, 미 국무부가 한국을 EB3 비자와 관련해 요주의 국가로 분류했다는 항간의 소문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업계에 따르면 현재 2000명 이상이 EB3를 진행하다가 주한미국대사관으로부터 AP(administrative process) 혹은 TP를 받고 재심을 기다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이런 사례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주업계에서는 비숙련 취업이민자 가운데 상당수가 영주권 취득만을 목적으로 미국에 도착해서 영주권 취득 후 곧바로 퇴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미 국무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숙련 취업이민자에 대한 비자승인을 전면 중단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