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29)이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60만 달러)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김인경은 23일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 71)에서 열린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아내는 환상의 라운드를 펼치며 8언더파 63타를 쳐 합계 21언더파 263타로 준우승한 렉시 톰슨을 4타 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지난 달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김인경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시즌 2승과 함께 LPGA 투어 개인 통산 6승째를 올렸다. 김인경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유소연에 이어 올 시즌 LPGA 투어 2승을 올리고 있는 두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유소연은 ANA 인스퍼레이션과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었다.
한국 국적의 선수들은 올해 LPGA 투어 20개 대회 가운데 딱 절반인 10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한국계인 대니엘 강(미국)과 노무라 하루(일본)의 우승 기록은 제외한 수치다.
또 1984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올해 김인경까지 총 11번이나 우승하는 강세가 이어졌다.
2014년과 2016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이 대회 정상에 올랐고 2015년에는 최운정(27)이 우승컵을 품에 안는 등 최근 4년 연속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가 챔피언이 됐다.
선두(넬리 코다)에 2타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김인경은 첫 홀서부터 기분좋게 버디를 잡아내더니 3, 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본격적으로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어 7, 8, 9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는 집중력을 보이며 단독 선두가 됐다.
특히 8번 홀(파 3)에서는 25피트 거리의 긴 퍼트를 버디로 연결시키며 우승을 예감케 했다. 후반 들어 김인경은 단독 선두 자리를 유지하며 파 행진을 이어가다 천둥 번개로 1시간 여 경기가 중단된 뒤 15번 홀과 16번 홀에서 다시 2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인경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주 US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박성현(24)은 이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해 2주 연속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6위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1승을 올리고 있는 양희영(28)은 11언더파 273타를 기록, 김효주(22) 등과 함께 공동 13위에 랭크됐다.
한편, 단독 선두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낼리 코다는 이날 3타를 잃고 12언더파 272타로 공동 8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