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책사 배넌 수석전략가 발언 주목…美 정부 협상·대화론 제기 변화 조짐

[긴급진단]

"군사적 해법은 없다… 중국과 美軍철수 딜 해야" 
 핵실험 중단 등 3대 조건 내걸고 "선행되면 대화"
 한국 일각선 "北 의도대로 풀린다" 우려의 목소리

  

 파국으로 치달을 듯하던 북미 간 말의 전쟁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 정부와 언론에서 군사적 해법 대신 여러가지 협상론과 대화론이 잇따르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지어 백악관에선 북한 핵 동결과 주한미군 철수를 맞바꿀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나오자 북핵 문제가 북한의 의도대로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책사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16일 잡지 아메리칸 프로스펙트 인터뷰에서 "누군가 1000만명의 서울 시민이 개전(開戰) 30분 만에 죽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정식의 일부를 풀 때까지 여기엔 군사적 해결책이 없다"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해법은 없다. 잊어버리라(forget it)"라고 했다. 

 "중국이 검증 가능하게 북핵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주한 미군을 철수하는 외교적 '딜(거래)'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내 모든 생각은 중국과의 경제 전쟁에 가 있다"며 "한반도에서 그들(중국)이 우리를 툭툭 치고 있지만 그건 부차적 문제"라고 했다. 중국과의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면 북한 문제도 해결된다는 뜻이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2년 전 북한은 한·미 연합 훈련을 중단하면 일시적으로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며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의 중단이 북한 핵 동결의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썼다.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군사훈련 중단이 안 된다면 훈련의 축소나 조정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미군은 UHG 훈련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 김정은에게 호의를 표시했다. 괌 포격 위협에서 한발 물러선 김정은에 대해  트럼프는 "매우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안 그랬으면 재앙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도 '핵 실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역내 불안정 행위'를 모두 중단하는 등 3대 조건이 선행되면 북한과 대화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최고조의 갈등을 보이던 북미 관계에 미국이 구체적인 대화 조건을 제시하면서 협상의 물꼬를 트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