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LA와 거리 가깝고 최저임금 낮아 업체 이주 증가

다수의 LA 봉제업체들이 이주한 라스베가스가 의류 생산기지와 생활터전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LA 다운타운 봉제산업이 급격한 속도로 가라앉으면서 한인 봉제업체들의 타주이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라스베가스가 최고 선호지역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일찌감치 라스베가스로 이주한 업체들은 벌써 자리를 잡아가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말부터 LA 봉제 업체들의 라스베가스 이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쇠퇴하는 LA 업계
LA 봉제 업계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나아지지 않는 경기에 최저임금은 인상됐다. 노동청 단속은 더 잦아졌다. 일이 없어 수입이 적어진 업계 노동자들이 한 목 챙길 요량으로 악의적인 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게 한 업주의 설명이다. 이렇다보니 LA의 미주한인봉제협회 황상웅 회장도 "LA에서 봉제업은 더 이상 비전이 없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라스베가스 이전 증가
몇몇 업주들은 일찌감치 LA의 상황이 절대 개선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봉제업계의 '탈 LA' 움직임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됐다. 라스베가스로 이주한 한인 봉제공장은 초기 8곳에 불과했지만, 1년 반이 지난 현재 28개로 늘었다.

▲이제는 한달안에 이전 가능
초기 이전 업체들은 전기시설 설치 등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공장 허가 절차도 까다로워 공장문을 열기까지 수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이들이 이미 구축해 놓은 전기시설, 그동안 쌓은 현지 정보와 노하우 전수로 이전기간은 대폭 감소했다. 
종전 3개월이던 신규 이전업체들의 이전기간은 한달 내로 줄었다. 사전 준비만 충분하다면 며칠만에도 이전이 가능하다.

▲더 좋은 사업 환경
라스베가스 봉제업주들이 꼽는 사업적 이점은 임금, 세금, 노동 단속, 주거비, LA와의 거리 등 다양하다. 라스베가스 최저임금은 8.25달러로 LA(직원 25명 이하 10.50달러, 26명 이상 12달러)보다 2달러 가량 낮다. 게다가 주(state) 소득세가 없어 LA와 같은 임금을 준다해도 업주에겐 더 이득이다. '워컴'(종업원 상해보험)도 LA보다 10%이상 저렴하다. 근로자 건강보험은 시간당 1달러의 임금을 추가 지급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노동청 단속도 거의 없다. 노동청 인력이 적다보니 호텔들 단속하기도 바쁘기 때문. 또 LA에 당일배송이 가능하며, 지난주 배송 전문 회사가 생겨 배송이 더 편리해지고 비용도 저렴해졌다. 부족했던 숙련공도 증가하고 있다. 물론 일감도 있다.

▲더 저렴한 생활비
부동산정보업체 줌퍼에 따르면 8월 라스베가스 중간 렌트비는 1베드 800달러, 2베드 980달러다. LA는 각각 2150달러, 3200달러로 큰 차이를 보인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봉제 공장 인근 아파트의 경우 2베드가 월 600달러다. 한 한인 봉제업주는 가장 좋은 동네에서 3베드 주택에 살고있는데 월 1300달러를 낸다고 한다. 또 물가는 약 30%정도, 개스값은 20% 정도 LA보다 저렴하다. 그리고 LA만큼은 못하지만 마켓, 식당 등 한인 비즈니스가 즐비하다.

▲더 나은 근로 환경
라스베가스 지역 한인 봉제업체들로 구성된 라스베가스 한인패션협회의 임용순 회장에 따르면 모든 공장에 쿨러가 설치돼 있는 등 LA보다 공장 환경도 낫다. 이민국 단속도 적다. 렌트비도 낮다보니 근로자들이 다른 근로자들을 데리고 오는 현상도 생겨났다. 
임 회장은 "라스베가스의 여러가지 상황이나 조건으로 볼때 올해만 잘 넘긴다면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특히 봉제업계는 LA 업체들의 이전으로 활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인 2만5천명 거주
식당업 종사자 많아

라스베가스에는 2만~2만5000명 정도의 한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라스베가스 한인회의 이창원 회장에 따르면 특히 라스베가스는 LA 등 남가주에 비해 불경기를 덜 탄다. 한인들의 경우 비즈니스 업종 중 식당을 가장 선호하는데, 향후 비즈니스 전망도 밝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 그 외에도 부동산업, 세탁업 등도 주요 한인 비즈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