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세계 최초'검사시간-암 발견율'비교 연구…"의사 실력 못지않게 검사시간 중요" 

[뉴스포커스]

3분미만 검사 의사는 123건, 3분이상 의사는 139건 찾아
일부 의사 시간당 20명 검사도 "환자 너무 많아'빨리빨리'"
미국 한인 의사들은 보통 5~10분, 아무리 짧아도 5분 넘어"

#서울에 사는 김모 씨(43)는 지난해 말 A 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김 씨는 위 내시경을 입안에 넣는 고통보다는 위 검사를 하는 데 걸린 짧은 시간에 깜짝 놀랐다. 위를 보는 시간이 1분여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짧은 시간에 뭘 제대로 찾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11만1962명 검사 과정 분석

 건강검진 필수항목 중 하나인 '위 내시경'을 3분 이상(위만 정밀하게 관찰하는 시간) 시행해야 암 발견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처음 나왔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흔히 건강검진 위 내시경 검사는 시행하는 의사 실력에 달려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검사 시간이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매체에 따르면 검사 시간과 암 발생을 비교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처음이어서 소화기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개스트로엔터롤로지(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명규 박재명 교수팀은 2009년 1월∼2015년 12월까지 7년 동안 서울성모병원 검진센터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은 11만1962명의 검사 과정을 분석했다. 이들을 담당한 의사의 내시경 검사시간과 식도, 위, 십이지장 등 상부위장관 암 발견율에 상관관계가 있는지 파악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위 내시경 검사를 시행한 소화기내과 의사는 14명으로 평균 5000건 이상 검사 경험이 있는 실력파들. 또 환자 중 위장관 암을 일으킬 만한 흡연이나 비만 가족력 등이 있는 사람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즉 실력이 비슷한 의사가 위 건강 상태가 비슷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오직 위 내시경 검사 시간만 놓고 그 부위 암 발견 여부를 알아봤다.

 그 결과, 검사자들의 평균 검사 시간은 암 발견율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느린 위 내시경 검사 의사(3분 이상)가 빠른 위 내시경 검사 의사(3분 미만)보다 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높았다.

▶한국과 미국 검사 환경 달라

 위 내시경 검사 의사들 중 가장 빠른 검사 시간은 평균 1분 53초, 가장 느리게 본 경우는 평균 3분 40초였다. 전체 암 발견 262건 중 3분 이상 천천히 위 내시경 검사를 한 경우는 139건으로 3분 미만의 검사로 발견한 123건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많았다. 

 이처럼 위만 정밀하게 3분 이상 보려면 준비 과정을 포함하면 한 시간에 환자 6명 정도만 검사할 수 있다. 한국에선 위 내시경 수가(5만7343원)가 미국의 20분의 1로 저렴하고 국가 암 검진에 포함되다 보니 연간 330만 명 이상이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밀려드는 환자들 때문에 한 시간에 20명을 검사하는 병원까지 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위 내시경 검사 시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환자에게도 검사 시간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인타운의 한 내과의는 "미국에선 위 내시경 검사시간이 5분~10분 정도"라며, "빨리 끝낸다 해도 5분 정도는 걸린다"고 말했다. 이 내과의는 "한국의 경우 위 내시경 검사 손님이 많은 환경 등 때문에, 일반적으로 미국보다 위 내시경 검사를 빨리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