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자기집을 '에어비앤비'숙소로 등록…

저명한 서울대 교수 겸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
단장직 해임·4천만원 횡령 혐의 검찰 고발 파문


한국서 저명한 서울대 교수가 미국에 있는 본인 집을 이용해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로,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직에서 해임되고 검찰에 고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IBS는 자체조사를 통해 A 연구단장의 연구비 유용을 확인하고 지난달 단장직에서 해임한 데 이어, 14일 서울중앙지검에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IBS는 지난 2011년 11월 설립된 한국내 유일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으로, 연구단장직은 연구단 인력구성, 세부 연구내용, 예산배분 등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가진다.

A 교수는 지난해 7월 IBS 연구단장에 임명된 뒤 100차례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4000만원 상당의 출장비를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자체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한 IBS는 지난달 말 A 교수를 연구단장직에서 해임하고, 지난 14일엔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IBS는 A 교수의 연구비 카드 결제 내역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숙박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예약하고 출장비를 결제한 사례가 유독 많은데 주목했다. 조사 결과 A 교수가 예약한 숙소 중 대부분이 미국 동부에 있는 A 교수 부부 공동명의의 주택인 것으로 드러났다. A 교수가 본인 집을 에어비앤비로 예약하는 수법으로 출장비를 횡령한 것으로 IBS는 보고 있다.

이렇게 쓴 출장비가 정확히 얼마인지, 그 돈을 개인이 유용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IBS측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가 출장비로 쓴 연구비는 도합 약 4000만원(약 3만6500달러)로 확인됐다. A 교수는 해외에서도 연구업적을 인정받을 정도로 학문적 성과가 뛰어난 학자로 과학계에 잘 알려져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A 교수가 IBS에서 횡령 혐의로 해임된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서울대가 아니라 IBS에서 일어난 일이고, 지금 단계에서 학교 차원의 징계를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