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주택중위가격 LA 6억6천만원, 서울 4억3천만원, 도쿄 3억1천만원
미국서도 샌프란시스코 이어 2위, 워싱턴DC·뉴욕 등에 크게 앞서
중위소득 4만3천불 9.3년간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겨우 내집 장만

LA의 평균 집값이 서울과 도쿄보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 LA에서 집을 장만하려면 9년간 벌어들인 돈을 몽땅 넣어야 가능해 LA 서민들에게 주택 구입은 그야 말로 언감생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로 지난해 말 기준 LA의 주택중위가격은 6억6232만원(15일 환율기준)이다. 주택중위가격은 주택을 매매가격 순으로 나열했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집값을 말한다. 주택중위가격은 주로 주택가격 흐름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가주선 소득 11만불 넘어야

LA의 주택중위가격은 서울(4억3485만원)과 도쿄(3억1136만원) 보다 각각 2억2747만원, 3억5096만원 높았다. 또한 같은 미국 내에서도 LA 주택중위가격은 상대적으로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DC(4억3883만원)나 뉴욕(4억4340만원)은 물론 시카고(2억7222만원)와 애틀랜타(2억1356만원)와 비교해서도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4억원에 이를 정도다.

LA보다 더 비싼 지역은 미국 내에선 샌프란시스코로, 이 지역 주택중위가격은 9억3164만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캘리포니아 주에서 단독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소득 11만2000달러 이상, LA 지역은 12만 달러 이상은 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주부동산협회(CAR)가 지난 2일 발표한 가주 주민 주택구입 능력지수 조사에 따르면 단독 주택 중간가인 55만5680달러의 집을 구입하기 위해선 연소득이 최소 11만2100달러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웬만큼 벌어서 LA서 자기집을 장만한다는 것은 일반 직장인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된 셈이다.

문제는 주택가격과 해당 도시 거주자의 소득수준 간 균형이다. 한국 통계청이 제시한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인 이상 도시가구의 중위소득은 연 4728만원(약 4만3000 달러)이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소득순위가 딱 중간인 가구(중위소득 가구)가 9.3년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LA 중위가격의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의 경우 이와 비슷한 수준인 9.2년이 걸린다. 이는 도쿄 4.7년과 오사카 3.4년보다 2∼3배 길다. 뉴욕(5.7년)과 워싱턴(4.1년), 런던(8.5년), 싱가포르(4.8년)도 LA와 서울보다 주택 마련 기간이 짧았다.

▶홍콩과 시드니보단 나은 편

LA와 서울은 소득에 비해 집값이 과도하게 비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나마 LA와 서울보다 주택 마련 기간이 긴 홍콩(18.1년)과 시드니(12.2년)가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정도다.

하지만 LA의 주택 구입 부담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8년에도 캘리포니아 주택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의 '2018 가주 주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중위가격은 56만1000달러로 올해보다 4.2%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가주 주민들의 주택 구입능력지수(HAI)는 해마다 하락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6%로 올해보다 3% 포인트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HAI가 26%라는 것은 중간 소득자의 26%만이 중간 가격대의 집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