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물단체, "누가 사람이고 누가 아닌지에 대한 관념에 도전"

"사진기 주인은 사람이지만 찍은 것은 원숭이 자신"

미국 동물보호단체가 이를 드러낸 채 웃는 셀카로 일약 유명해진 인도네시아의 검정짧은꼬리원숭이(사진)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은 전날 검정짧은꼬리원숭이 '나루토'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나루토는 2011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을 여행하던 영국 사진작가 데이비드 슬레이터의 사진기를 빼앗아 수백장의 셀카를 찍었던 원숭이다. 찍힌 사진 중 일부는 작품에 가까운 완성도를 지니고 있었다. 특히 이른바 '웃는 원숭이' 사진은 인터넷과 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돼 세계적 화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슬레이터는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슬레이터는 2014년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등을 상대로 저작권을 주장하며 무단 도용 중단을 요청하면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해당 업체들은 원숭이가 사진을 찍은 만큼 슬레이터를 저작자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고, 한술 더 떠 PETA는 2015년 저작권이 나루토에게 있다면서 미국 법원에 PETA를 관리인으로 지정해 달라고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동물은 저작권을 지닐 수 없다며 지난해 슬레이터의 손을 들어줬지만, 재판비용 때문에 이미 심각한 생활고에 처한 상태였던 슬레이터는 결국 올해 9월 수익의 25%를 관련 동물단체에 기부하는 조건으로 소송을 중단하는데 합의했다.

PETA의 설립자인 잉그리드 뉴커크는 성명을 통해 "나루토의 역사적 셀카는 누가 사람이고 누가 아닌지에 대한 관념에 도전했다"라고 나루토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