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친박당 안된다"…朴 정부시절 한국당 주류 친박계 퇴조,'친홍·비박'연합 세력 교체

김무성 등 복당파 洪 대표 도와 물밑 득표전 성공
친박은 당내 소수파 전락…강력한 대여 전선 기대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의원 측이 밀었던 김성태(3선)·함진규(재선) 의원조(組)가 12일 당선됐다. 이날 경선 결과는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당 주류였던 친박(親朴)계가 퇴조하고'친홍(親洪)·비박(非朴)'연합 세력이 새로운 당 주류 세력으로 떠올랐음을 의미한다고 조선일보가 분석했다. 탄핵과 대선 패배로 존립 위기에 처한 한국당 의원들이 "'도로 친박당'은 안 된다"는 쪽으로 쏠리면서 당 주류 세력 교체를 택했다는 것이다.

▶예상밖 1차 투표서 승리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애초 친홍·비박계인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조와 친박계가 지원한 홍문종·이채익 의원조의 대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비박·비홍'을 표방한 한선교·이주영 의원조가 뛰어들면서 2차 결선 투표까지 가야 승부가 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실제 선거 결과는 1차 투표에서 55표의 과반 득표를 한 김 원내대표조의 승리였다. 홍 의원조는 35표, 한 의원조는 17표를 얻었다. 이날 투표에는 한국당 전체 의원 116명 중 108명이 참여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새 원내대표는 대여(對與) 투쟁력이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며 김 원내대표 지지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지난 대선 직전 홍 대표 지지를 선언하며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김 원내대표는 홍 대표가 임명한 당 정치보복대책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김무성 의원도 바른정당에서 함께 복당한 의원 21명과 함께 물밑에서 득표전을 도왔다. 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 이후 당권을 잡고도 정우택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 사안에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홍 대표가 바른정당 복당파와 연합해 원내 영향력을 갖게 된 셈"이라고 했다.

▶사그러든 '홍준표 견제론'

친박계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퇴조세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1년 전 있었던 직전 원내대표 선거 결과와 비교해도 친박계의 세(勢) 위축은 완연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 치러진 당시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계가 지원한 정우택 의원이 119표 중 62표, 비박계의 나경원 의원이 55표를 얻어 정 의원이 당선됐다.

친박 인사들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인용과 구속, 대선 패배에 이은 박 전 대통령 출당을 거치면서 친박계는 당내 소수파로 전락했음이 확인됐다"고 했다.

당내에선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홍 대표 진영의 완승이라기보다 사정(司正) 한파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안 부재에 대한 의원들의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김 원내대표가 절반에 1표 많은 득표로 당선되고 중립을 표방한 한선교 의원조가 두 자릿수(17표) 득표를 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 사이에선 "원내대표까지 홍 대표 측 인사가 차지해선 안 된다"는 '홍준표 견제론'도 일었다. 하지만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중립 지대 다수 의원이 홍 대표와 불화 가능성이 있는 친박계 원내대표보다는 홍 대표와 호흡을 맞춰 강력한 대여 전선을 이끌고 지방선거를 치를 김 원내대표를 선택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