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의식없어 국내 이송여부 판단…경남 산청 중학생 5명 등 일행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지난 22일 캄보디아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경남 중·고등학생 중 자매 2명이 위중한 가운데 국내 의료진이 현지에 급파된다.

23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대 의료진 7명이 캄보디아 현지로 출발할 예정이다.

의료진은 현지에서 부상한 학생들 상태를 직접 살펴 국내 이송 치료 여부 등을 판단할 계획이다.

캄보디아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학생 8명 중 현재 자매인 2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언니인 김모 양은 머리를 크게 다친데다 장파열 등으로 의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술이 불가능해 약물 치료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양의 동생은 뇌 수술을 했지만 역시 의식이 없는 상태다.

이밖에 2명이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4명은 경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2일 산청중 5명, 산청고 2명, 태봉고 입학 예정자 1명 등 여학생 8명은 캄보디아에 도착해 렌트한 승합차를 타고 시하누크빌로 가다가 앞서 가던 트럭을 추돌한 사고를 겪었다.

현지인 운전자가 숨진 상황인데다 부상자가 많아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와 안전벨트 착용 여부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

2월 1일까지로 예정된 이번 방문은 학생 일부가 지난해 여름방학 때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현지 아이들과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지킬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이 관광을 하다가 쩜나옴 마을에 들러 현지 아이들과 봉사 형태의 마을 체험 및 현지 아이들과 교류하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생들은 2015년 방학부터 적게는 2명, 많게는 6명씩 어울려 캄보디아를 방문해왔다. 앞선 방문에서는 부모가 인솔자로 동행했지만, 이번에는 인솔자가 없었다.

대신 학생들과 부모의 지인인 1명이 24일께 인솔자 성격으로 합류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 측은 "학생들 중 캄보디아에 3∼4번가량 연속해서 간 애들도 있고 현지에서 사귄 친구도 있어서, 과거 출국 때는 부모가 인솔해갔지만 이번에는 학생들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학생들이 일정도 스스로 짜고 그밖에는 어른들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모임이 학교에서 정식으로 등록된 동아리가 아닌 탓에 학교 측도 학생들의 출국 사실을 사고 발생 이후에야 처음 안 것으로 확인됐다.

산청고를 포함, 도내 일부 학교에서는 방학 전 '겨울방학 중 안전사고 예방 교육'이라는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생이 여행 등을 떠날 때는 사전에 학교 허가를 받도록 하자'고 하고 있지만, 이런 사항이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도교육청 측은 "학생들 소재 파악이나 비상시 빠른 대처를 위해 해외여행 등의 경우 담임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또 여행 등에 나설 경우 학생들은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동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박종훈 교육감도 이날 오후 연 2차 기자회견에서 "방학 때 학생들의 해외여행이 자연스레 많아졌는데 안전교육을 철저히 잘 챙기겠다"며 "나라 밖으로 나가는 여행의 경우 학교에도 신고하고 안전교육을 미리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교육청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학생 치료를 최우선으로 후속 조처에 힘쓰겠다"며 "학생들이 여행자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필요한 경우 치료비 등을 교육청 예산으로 우선 지급해 지원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현재 현지에는 학부모 6명이 도착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역 장학사 2명과 베트남 관계자 등 3명을 현지로 급파한 상태다.

도교육청은 사안 종료시까지 사고수습본부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안전한 귀국을 돕기로 했다.

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