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 커피점 '톡톡 메뉴'…풍선에 실어 고도 48km까지 보냈다 회수한 커피콩으로 제조

[화요화제]

전자공학도 출신 변옥현씨 개발 '우주비행사 커피'
커피 전문가들 초청 시음회 "부드럽다" 긍정 평가
한국식 다방 본떠 달걀 푼 카푸치노도 '와글와글'


지금은 우주시대. 커피에도 우주적 발상을 적용한 커피점이 뉴욕시에 등장했다. 주인이 한인이다.

블룸버그닷컴 20일 자에 따르면, 한국 건국대 전자공학과 출신의 변옥현씨가 운영하는 좌석 6개의 작은 커피점 '라운드 케이(K)'에서 파는 '우주비행사 커피'는 한 잔에 무려 50 달러.
겉으로 보기엔 특별히 고급스럽지 않은 이 커피에서 특별한 점은 커피콩이 우주에 갔다 왔다는 것. 변씨는 기상관측용 대형 풍선에 커피콩 1파운드(454g)를 넣어 우주로 날려 보냈다가 5시간 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회수한다.

풍선은 최고 48km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변씨는 추정했다. 엄밀히 말해 우주가 아니라 대기권 가운데 성층권(고도 20~50km)과 중간권(50~80km) 사이의 경계면까지 올라가는 셈이다. 풍선은 상승 과정에서 기압과 기온 변화를 겪게 된다.

변 씨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기압이 커피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었다"며 우주를 다녀온 커피콩은 살짝 얼고 겉면에 물기가 묻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학 구내 커피점에서 일하면서 커피콩의 화학 반응에 매혹된 경험이 있다는 30대의 변 씨는 자신의 커피점 라운드 케이에서 바닷물에 커피콩을 담가보거나 동결된 커피 가루와 물을 압력 용기에 넣어서 커피를 냉추출하는 등의 각종 실험을 하다가 우주에 보내는 방법도 시도하게 됐다.

블룸버그 기자가 뉴욕타임스 등에 커피에 관한 기고문을 쓰는 커피 전문가를 라운드 케이로 초청해 '우주비행사 커피'를 시음케 한 결과 "옅은 암갈색에 부드러운 과일 향이 났고, 감초 향이 강했으며, 이 커피점에서 같은 콜롬비아 산이지만 "우주에 가보지 못한 커피콩으로 내려받은 5달러짜리 일반 커피와 비교하면 매우 부드러웠다"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 커피 전문가는 자신에겐 50달러 가치까진 안되지만 "가치란 보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다른 사람에겐 50달러 값어치를 할 수도 있다"며 "아이디어값인 셈이다. 재미있는 커피"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우주비행사 커피는 우주에 갔다 와야 하므로 메뉴에서 빠지는 날도 있다.

블룸버그의 기자는 자신은 우주비행사 커피보다 6.5달러짜리 달걀을 푼 카푸치노가 더 좋았다고 밝혔는데, 지난해 이 커피점의 독특한 메뉴를 소개한 푸드앤드와인닷컴에 따르면 변 씨의 커피점은 한국의 다방을 본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