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고장난 엘리베이터 안 고친 채 그대로…"

[뉴스초점]

바퀴벌레'득실'아파트 매니저에게 따져도 묵묵부답
부당 대우, 열악 환경 불만제기했다가 퇴거당하기도
한인 피해 증가 KAC 10일 '세입자 권리찾기 워크숍'

열악한 주거 환경에도 영어 구사 능력 부족으로 제대로된 항의 한번 해보지 못할 뿐 아니라 이에 따른 퇴거 불안으로 아파트 관리업체에 말한마디 못하는 한인 시니어들을 위한 워크숍이 열린다. '세입자 권리 찾기 워크숍'이 그것이다.

한미연합회(KAC·사무국장 방준영)는 5일 KAC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0일 주류사회 단체인'퇴거방지네트워크'와 함께 세입자들의 권리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워크숍을 연다고 밝혔다.

워크숍의 주제는 '세입자 권리 찾기'다.

KAC가 이 같은 워크숍을 개최하게 된 이유는 부당한 대우와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세입자로서 살고 있는 한인 시니어들이 늘고 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심지어 퇴거까지 당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헨리 김(83)씨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김씨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8가와 유니온 길 인근에 있는 노인아파트. 약 200여명이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서 10년째 살고 있는 김씨의 요구는 제대로된 주거 환경과 세입자이지만 거주인으로서 합당한 대우다.

김씨에 따르면 3~4년 전에 고장난 엘리베이터 2대 중 1대는 여전히 수리되지 않은 상태로 몸이 불편한 시니어들에게는 외출이 겁이 날 정도다. 여기에 바퀴벌레나 빈대 등으로 고통 받고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김씨가 이 같은 상황을 아파트 관리 매니저에게 따지려 해도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미국인 매니저에게 제대로 말도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매니저를 방문해 손짓발짓으로 항의해 보지만 소귀에 경읽기로 돌아오는 답은 "낫싱(Nothing)" 뿐. 여기에 자칫 항의를 했다가 퇴거와 같은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침묵하게 돼 상황은 호전되지 않는다.

김씨는 "내가 영어를 잘해서말이라도 하면 속이라도 후련하겠다"며 "이렇게 꾹 참고 지내는 것이 안타깝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오는 10일 오전 10시부터 KAC사무실에서 열리는'세입자 권리 찾기 워크숍'은 김씨와 같이 세입자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한인들을 위한 행사다. 이날 워크숍에서 다룰 주제는 디파짓, 주거 환경(housing condition), 세입자 퇴거 명령(eviction) 등 세입자들이 겪는 문제들이다.

KAC 방준영 사무국장은 "최근 아파트 소유주나 매니저에게 불만 등을 얘기했다가 퇴거명령을 받는 등 불이익 당한 한인 노인들의 사례가 많다"며 "이번 워크숍이 세입자 권리에 대해 좋은 정보를 얻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의: (213) 365-5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