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규(25)가 깜짝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금메달까지 눈앞에 있었으나 0.01초 차이, 2위로 은메달을 목에 걸며 반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차민규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강릉 오벌)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34.42초를 기록했다. 14조에서 출발해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올라섰던 차민규는 16조 네덜란드의 하바드 로렌트젠이 34.41초를 올려 아쉽게 2위로 내려갔다.

경기 후 차민규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아쉬운데 목표한 게 순위권이었다. 달성해서 기분 좋다”며 “원래부터 매달이 목표였다. 은메달을 딸 때 너무 기뻐서 정신이 없다.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기록이다. 내 능력에서는 좋지만 마지막 100m가 아쉽다면 아쉽다”고 이날 레이스를 돌아봤다.

꾸준히 기량을 향상시켰으나 메달 후보로 꼽는 이가 많지는 않았다. 차민규 본인도 이번 올림픽에 앞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 2016 나가고 월드컵 500m 3위를 얘기했다. 차민규도 “메달권을 생각했고 잘 하면 동메달 정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쇼트트랙에서 전향해서 이전부터 코너가 강점이었다. 올림픽 무대가 실감이 안 났는데 경기장에 서니 실감이 나더라”고 밝혔다.

로렌트젠으로 인해 1위에서 2위로 내려간 순간에 대해선 “1위로 올라선 후 상대가 실수를 했으면 하는 마음도 했다. 기록 깨졌을 때는 많이 아쉬웠지만 내 목표가 순위권이었기에 만족한다”고 담담히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는 아직 모태범 선배에게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재활했을 당시에는 진로를 많이 고민했는데 치료가 잘 됐고 스케이트를 다시 탈 수 있어 다행이다”고 밝혔다. 차민규는 오른쪽 발목 인대를 크게 다쳐 지난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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