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초에 내린 비는 단지 '예고편'"

 [이·슈·진·단]

기상청, "북부지역서 형성 역대급 비구름대 남하 시간 문제" 

2월초부터 영향권 진입…가뭄해소 불구 홍수·산사태 우려
 


 워싱턴 D.C.와 뉴욕 등 미국 동북부 지역의 폭설에 이어 이번엔 남가주에 '역대급' 엘니뇨 폭우가 찾아올 전망이다.

 국립기상청(NWS)와 연방항공우주국(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기상 분석결과 늦어도 2월 초부터 남가주에 엘니뇨 폭풍우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커트 카플란 기상청 기상전문가는 25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가주의 비구름대가 현재 강한 고기압에 막혀 정체돼 있지만, 비구름대의 남하는 시간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엘니뇨 폭풍우는 현재 스스로 세력을 키우고 있다"면서 "2월 초부터 LA를 비롯한 남가주는 엘니뇨 폭풍우 영향권에 놓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3∼4일 LA 지역에 내린 폭우는 엘니뇨 현상에 따른 것이다. 이후 남가주에 비소식이 뜸한 이유는 강력한 고기압이 방어막이 돼 엘니뇨 비구름대의 진입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력한 엘니뇨 폭우로 기록됐던 1997∼98년에도 12월9일∼1월8일 한 달 동안 폭우가 없었고, 1982∼83년 엘니뇨 때에도 12월30일∼1월16일까지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1월27일에서야 비를 뿌렸다.
기상 전문가들은 다음 달 초부터 페루와 하와이 지역에서 형성된 온난전선과 비구름이 본격적으로 이동하고 북가주에 머물던 비구름대가 남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기상학자 빌 패저트는 "이달 초 내린 폭우는 엘니뇨의 예고편"이라며 "남태평양 연안의 따뜻한 수온이 북상하면서 비구름이 형성돼 엘니뇨 폭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문제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강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토사유출과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나타날 가능성이다. 지난해 여름 대형 산불이 난 지역은 나무가 소실되고 지반이 불안정해 산사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1998년 엘니뇨 현상이 발생했을 당시 LA 지역에 14인치(약 290㎝)가 내렸다. 1년치 강우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셈이다. 

 카플란 기상전문가는 "과거 엘니뇨 현상이 캘리포니아 남부에 영향을 미친 시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4월까지 비소식이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엘니뇨 폭풍우는 5년간 이어지고 있는 가뭄 해갈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