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6개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선수들 먹거리 경쟁, 너도나도 "음식은 우리 구단이 최고" 


 롯데 LA 식당 주인 초빙, 클럽하우스서 직접 요리

 기아 인근 한인 식당서 준비…"삼시세끼를 철저히"

 LG 맞춤형 퓨전 식단, 재활 류현진 첫날부터 합류

"인원 많아 준비 힘들어…선수들 싹싹 비울때 보람"

 '먹는게 남는 거다' 또는 '먹는 것에 따라 몸이 만들어진다'는 말을 흔히 한다. '밥이 보약'이라는 것. 운동선수에게 그 말은 더 적절하게 와 닿는다. 애리조나에 6개 팀이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각 구단 감독 및 관계자들은 훈련 뿐 아니라 선수들의 먹거리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쓴다. [애리조나=배우근기자]

▶롯데
애리조나 피오리아의 롯데 캠프는 LA에서 '돌판'이라는 유명 식당을 운영하는 체육교사 출신인 주문 사장이 준비한다. 선수들의 칼로리를 생각하는 과학적인 식단이 특징이다. 고열량의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이 골고루 올라온다. 스프링캠프에서 타 구단의 경우, 캐터링 서비스인데 반해 롯데 캠프는 클럽하우스내 식당에서 바로 조리하는 장점도 있다. 롯데 선수단은 타 구단 선수들에 비해 먹는 양이 조금 더 많다는 평이다. 그래서일까. 롯데 식단은 반찬 가짓수가 가장 많다.

▶기아
스코츠데일의 KIA캠프는 양보다 질이다. 이곳 캠프에서는 선수들이 밥을 국에 말아먹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곳의 주 메뉴는 뼈를 오랫동안 우려내어 만드는 국에 있다. 깊은 맛으로 승부한다. 무소고기국, 추어탕, 순두부, 갈비탕 등 매일 국 종류가 바뀌는데, 맛과 함께 스케일이 다르다. 타구단 식당도 국은 있다. 그러나 밥공기 만한 곳에 국을 담는다. 하지만 이곳은 냉면 사발만한 그릇에 국을 가득 담아준다.  
KIA 선수단 음식은 인근의 '아리랑'식당에서 준비한다. 광주 출신 이경훈 사장이 운영하는 아리랑은 선동열 전 감독 시절부터 KIA 선수단 음식을 책임졌다. 지금도 '선수들은 3세끼를 다 잘 먹어야 한다'는 김기태 감독의 지론에 따라 아침, 점심, 저녁 등 삼시세끼를 모두 준비하고 있다. 

▶LG
글렌데일의 LG 캠프 식단은 퓨전이다. 한식이 주를 이루지만 카레, 볶음우동, 짬뽕, 샌드위치 등 다양한 음식이 나온다. 인근 고려 식당에서 배달하는데, 젊은 선수들의 입맛을 고려해 한식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가지 메뉴가 나오는게 특징이다.  
고려 식당을 운영하는 크리스틴 조 사장은 맞춤형 식단을 강조하며 "몇 년째 하다보니 LG 선수들 입맛을 잘 안다. 저녁에는 한·중·일식으로 화려하게 준비하는데 기본적인 고기 종류에 회를 준비해 선수들 입맛을 살려준다"라고 했다. 
이곳엔 낯 익은 메이저리그 선수가 LG 선수들과 함께 식사한다. 올시즌 복귀를 위해 재활 중인 류현진(LA 다저스)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훈련 첫 날, 그를 보자마자 "밖에서 먹지 말고 여기 와서 먹고 가라"고 말했다. 

▶넥센
서프라이즈의 넥센은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캠프를 사용하는데, 현재 리모델링 중이라 클럽 하우스내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고 야외 천막에서 식사를 한다. 음식은 한식이 아닌 텍사스 구단측에서 제공하는 닭고기, 생선가스, 파스타, 피자, 햄버거 등이다. 오전은 호텔 조식을 이용하고, 저녁은 스테이크와 스시를 전문으로 하는 '우니'에서 한식 위주로 식사를 한다. 

▶NC
투산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NC도 한식을 주로 먹는다. NC의 식사는 투산에 있는 '아지안'식당에서 마련한다. 거의 한식 위주이며 각종 고기류와 젓갈까지 나온다. NC 관계자는 "기존 구단과의 차별성 보다는 집에서 먹는 밥을 그대로 먹는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했다. 

▶kt
 kt는 피닉스에 있는 한식당에서 요리하는 아주머니 두 명이 캠프에 상주하며 점심과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구장내 취사시설을 이용해 신선하고 따뜻한 음식을 제공한다. 반찬은 10가지 종류이며, 음식 외에 선수들의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애리조나산 선인장 꿀이 비치되어 있는게 눈길을 끈다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6개 구단 관계자는 '음식'얘기가 나오자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한 목소리를 내었다. "우리 구단이 음식 하나만큼은 최고”라고. 음식을 준비하는 6개 한인 식당 관계자들도 "대규모 인원이라 매 끼니때마다 여러 음식을 다양하게 준비하는게 쉽지는 않다. 그래도 선수들이 싹싹 비우고 나서 '잘 먹었다'고 말해 줄 때가 가장 기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