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승 해외 전수자, 2세들에 한국 뿌리문화 심기

국악이 다루는 주제를 종교로 확장 '예술로 승화'

장구, 사물놀이, 소리, 해금 등도 전문강사들 지도


  K-pop 열풍이 거세다. 미국서도 마찬가지다. 한인 2세들도 K-pop에 열광한다. 미국에 살면서 '부모의 나라'를 잊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뭔가 허전하다. 정작'우리의 것', 한국의 뿌리 문화를 젊은 한인 세대에게 심어주는 일은 소홀히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이다. 그래서 국악인 강대승(65)씨가 더 돋보이는 이유다.

 강령탈춤의 유일한 해외 전승자인 그는 자칫 잊혀지기 쉬운 한국의 전통 국악을 미국서 태어난 한인 청소년들에게 '알리고 가르치는'일을 천직으로 알고 매진하고 있다. 

 강령탈춤은 황해도 강령지방에 전승되어오던 탈춤으로 197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4호로 지정됐다. 국악 입문 초기부터 스승들에게 '국악계의 천재소리'를 들을 정도로 남다른 재주꾼으로 동료들은 그를 기억한다. 
 1967년 고등학교 1학년 때 강령탈춤에 빠져 국악에 입문하게 됐다는 강씨는 "강령탈춤에 빠지게 된 것은 부채춤 같은 다른 춤에서 느낄 수 없는 '그 무언가'를 느꼈기 때문"이라며 "탈을 쓰고 당대의 사회 모순에 대해 비판하는 익명성의 언론 역할인 탈춤이 '그 무언가'였다"고 말했다.

 그 후 강씨는 대학 때 중요무형문화재 17호인 봉산탈춤 기능보유자 양소운 선생의 문하에서 가르침을 받았다. 국립무용단과 시립무용단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두레패 사물놀이를 창단해 수십 차례의 해외 순방 공연을 했다.

 그는 2014년에 해외 전승자가 됐다. 강씨에 따르면 무형문화재 해외 전승자는 전 세계에 10명, 그 중 4명이 LA에 있는데 탈춤 전승자는 강씨가 유일하다. 전승자가 되기 전에는 낮에는 닥치는 대로 육체 노동자로 일하고 밤에는 춤을 추고 가르치는 국악인의 삶을 살았다. 그에게 국악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예술이 아니라 적어도 30년, 40년을 해야 비로소 자기 것이 되는 것"이기에 그는 인내와 끈기를 갖고 한 길을 걷는지도 모른다. 

 그의 이같은 소신은 국악이 다루는 주제를 종교로 확장해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강씨는 "애환이나 슬픔, 한 등의 감정에서 벗어나서 예수의 사랑까지 확장해 한 차원 승화된 예술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게 지금 가장 큰 꿈은 바로 미국에서 자라는 한인 후세들에게 한국의 전통 음악을 전수하는 사업이다.
 그는 최근 LA한인타운 한복판에 총 2600스퀘어피트 규모의 전승관을 세워 국악 전파와 후학 양성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악에 관심있고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탈춤을 비롯한 장구, 사물놀이, 소리, 해금 등 국악 전반을 전승관에서 배울 수 있다. 전승관 사용료로 월 100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전승관에는 강씨 외에도 남도민요의 심현정씨, 가야금의 장경선씨, 해금의 박영완씨 등이 전문 강사로 지도에 나선다.

"탈춤이나 국악이 결코 어렵거나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우리의 것'에 새로 눈뜨게 해주는 '즐겁고, 재미있는'시작입니다"  

▶문의:(323)578-8682 

▶주소:765 S. Havard Blv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