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34)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팀도 역전승으로 이끌었다.
이대호는 4일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6시즌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 8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 자신의 시즌 3, 4호 연타석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250에서 0.281로 뛰어올랐다.
영양가도 만점이어서 이대호가 7회에 쏘아올린 투런 홈런은 결승 역전 홈런으로 시애틀은 9-8의 재역전승을 거뒀다.
오클랜드가 좌완 선발 션 머나야를 내세워 지난달 27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이후 6경기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이대호는 3회초에 맞은 첫 타석에서 2루 땅볼에 그쳤다.
병살이 될 수 있는 타구였지만 오클랜드 2루수 제드 로우리가 포구 실책을 범한 덕에 1루 베이스를 밟았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5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머나야의 4구째 가운데 몰린 91마일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유격수 땅볼로 돌아나왔다.
하지만 이대호의 진가가 들어나기 시작한 것은 중반을 넘어서부터였다.
4-8로 뒤지던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구원 투수 우완 라이언 덜의 초구 가운데 몰린 91마일 패스트볼을 그대로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겨 버렸다.
시즌 3호 홈런으로 지난달 1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서 시즌 2호 홈런 이후 21일, 7경기 만에 터트린 홈런이었다.
시애틀도 6회 이대호의 홈런을 시작으로 아오키의 희생플라이, 7회 카일 시거의 적시타로 1점 차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계속된 7회 2사 2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상대의 바뀐 투수 우완 존 액스포드와 승부를 벌여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5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95마일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이번엔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이 투런 홈런으로 전세는 다시 역전됐다.
이대호는 9회초 무사 2, 3루 마지막 타석에는 라이언 매드슨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볼카운트 3볼이 되자 4구째는 아예 포수가 일어서 고의4구로 이대호를 피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고의4구.
시애틀은 선발로 나선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4이닝 9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8실점(4자책)으로 난조를 보이며 어려운 경기가 됐지만 이대호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추격에 나서 이대호의 투런포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오클랜드를 상대로 3연전을 스윕한 시애틀은 16승11패로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