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탕 국물을 한 술 떴다. 고명으로 나오는 고기도 맛보았다. 보통 설렁탕에 곁들여지는 고기는 좀 질기고 퍽퍽해서 한참을 씹기 마련인데 이집은 고기가 부드럽고 쫄깃하다. 진한 국물맛도 일품이다.  

 LA 올림픽가에 위치한 '수라원'의 설렁탕은 '소울푸드'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주린 배를 뜨뜻하게 채워주고, 소울푸드란 의미처럼 마음까지 함께 달래고 채워주기 때문이다.

 수십년 전만 해도 설렁탕엔 쇠고기의 온갖 부위들이 다 들어갔다. 그래서 누린내도 났다. 1990년대 들어 누린내가 나는 내장이나 쇠머리를 뺀 설렁탕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소뼈 역시 사골만 쓰는 집들이 생겨났다. 말하자면 설렁탕 맛의 고급화가 이뤄진 것이다.

 수라원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질긴 고기 몇 점이 올라가는 설렁탕 대신, 블랙 앵거스 차돌을 넣고 끓인 명품 설렁탕을 선보인다. 아무래도 식감이 퍽퍽한 양지 대신 수육 고기로 쓰이는 차돌을 푸짐하게 넣어준다.  설렁탕 한 그릇을 주문하면 사골을 24시간 뽀얗게 우려낸 설렁탕 국물과 입에서 살살 녹는 수육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설렁탕을 만들면 원가가 올라가지만, 수라원은 돈이 아니라 맛과 신뢰를 추구하기에 블랙 앵거스 차돌만을 고집한다.

 수라원의 에스더 이 사장은 "먹을 것이 넘쳐나는 이 시대엔 설렁탕 한 그릇이라도 더 맛있고 고급스럽게 즐길 권리가 있다"며 "부드러운 수육 차돌 고기를 아낌없이 넣은 수라원 표 설렁탕을 다른 집과 같은 가격에 배불리 맛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명품'이라 부르고 싶은 이집 설렁탕은 가격마저 착하다. 비싼 고기를 넣었지만 값을 비싸게 받지는 않는다. 또 개업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6월 4일(토)까지 한달간 설렁탕을 7.99달러에 제공하니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마다 부지런히 찾아보자. 투고도 같은 가격에 준비되며, 주류는 5.99달러에 세일한다.

 이외에도 수라원의 매콤한 맛은 '묵은지 어린돼지 갈비찜'이 책임진다. 그냥 돼지가 아니고, 어린돼지고기여서 식감이 연하고 쫄깃하다. 또 이 사장 친정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비밀 양념이 맛을 배가시켜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구이갈비와 인삼, 대추를 넣고 정성껏 끓인 '황제갈비탕'과 고기국물이 깊은 맛을 내는 '냉면', 주문 즉시 콩을 갈아 맛이 부드럽고 진한 '콩국수', 버섯·부추·청경채·두부 등의 야채가 푸짐하게 곁들여지는 '수육'등이 수라원을 대표하는 메뉴들이다.   

 오늘만큼은 '어디서 먹을까?'가 아니라 '수라원에서 뭘 먹을지'만 고민하면 되겠다. 수라상에 올리는 마음으로 요리하는 수라원은 올림픽과 카타리나 코너에 위치한다.

▶문의: (213)383-7317

▶주소: 2833 W. Olympic Blvd., LA CA 9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