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26)이 콧대 높은 USGA의 코스 세팅을 비웃으며 제71회 US여자오픈 첫날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림은 7일 캘리포니아주 샌 마틴의 코르데바예(파72·6784야드)에서 열린 첫 라운드에서 버디를 무려 10개(보기 2개)나 잡아내며 8언더파 64타를 쳤다. 이 대회에서 8언더파의 스코어는 역대 네 번째다.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 2014년부터 LPGA 투어서 활동하고 있는 이미림은 데뷔 첫해에 2승을 거두며 연착륙에 성공했으나 이후 고질적인 왼쪽 손목 부상으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도 보호 차원에서 왼손목에 보호대를 차고 출전했다.
10번 홀(파4)에서 티오프한 이미림은 보기로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으나 이후 4개의 버디를 잡아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 샷감을 더욱 뜨거웠다.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기세를 올린 이미림은 2번 홀(파4)에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이후 7개 홀에서 버디 5개를 몰아잡아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201야드로 세팅 된 4번 홀(파3)에서는 하이브리드로 날린 티샷을 컵 3피트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페어웨이 폭이 좁고, 그린이 작은 코르데바예에서 이미림은 드라이버샷 정확도 78.6%, 그린 적중률 94.4%를 기록하며 많은 버디 찬스를 만들었고, 퍼트까지 따라줘 대거 버디를 낚을 수 있었다. 이날 이미림의 퍼트수는 27개에 불과했다.
이미림은 "첫날이라서 마음 편하게 치다 보니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가 잘 됐다"며 "내일은 바람이 다소 많이 불 예정이다고 하니 거리 측정에 각별히 신경 써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희영(27)은 버디 6개에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이민지(20), 크리스티 커와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9년 이 대회 챔피언인 지은희(30)는 3언더파 69타를 쳐 역대 이 대회 한국인 우승자 중에서는 가장 높은 공동 8위에 올랐다.
2011년 우승자 유소연(26)은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23위에 자리했다.
1998년 우승자이자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세리(39)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 등과 함께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52위에 그쳤고, 2012년 우승자 최나연(29)은 2오버파 74타를 쳐 렉시 톰슨 등과 함께 공동 67위에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