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꿈을 이뤘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전반 초반 부상으로 빠진 포르투갈이 ‘원 팀’으로 거듭나며 2016 프랑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우승을 차지했다.

포르투갈은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킥오프한 유로2016 결승전 개최국 프랑스와 경기에서 연장 후반 4분 터진 에데르의 선제 결승골로 1-0 신승했다. 12년 전 자국에서 열린 유로 본선에서 준우승한 뒤 5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무관에 그친 포르투갈. 최고 성적은 4강(2006 독일월드컵,유로 2012)이었다. 6전7기 만에 메이저 우승에 성공했다. 반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눈앞에 뒀던 프랑스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팽팽한 힘겨루기를 지속하다가 전반 초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전반 7분께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으려 할 때 상대 미드필더 디미트리 파예의 거친 태클을 받았다. 파예의 허벅지와 호날두의 왼쪽 무릎이 강하게 충돌했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호날두는 잠시 경기장 바깥으로 떠났다가 들어왔다. 10분이 지나 그라운드에 다시 주저 앉더니 눈물을 보였다. 더는 경기를 지속하기 어려워 보였다. 팀 주치의와 그라운드를 떠난 그는 압박 붕대를 하고 다시 그라운드에 들어왔다. 끝까지 뛰려는 의지를 보였다. 무릎에 무리가 될 법했으나 생애 마지막 유로 무대가 될지 모르기에 ‘붕대 투혼’을 결심했다. 이 또한 오래가지 않았다. 5분 뒤 벤치를 향해 교체 신호를 보냈다. 그라운드에 다시 주저앉았고 눈물을 흘린 채 들것에 실려 나가야 했다. 상대 감독인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도 호날두에게 다가와 위로했다.

호날두가 빠진 포르투갈은 루이스 나니를 최전방 원톱에 배치한 뒤 히카르두 콰레스마를 투입했다. 초반보다 극단적인 수비로 맞서며 역습을 노렸다. 포르투갈은 전반에 유효슛 없이 상대 공세를 막는 데 주력했다. 프랑스는 앙투안 그리즈만의 헤딩 슛이 막히는 등 3개의 유효슛에도 효력이 없었다. 호날두 부상 이후 오히려 공격이 주춤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 동요한 프랑스다.

데샹 감독은 후반 12분 파예 대신 킹슬리 코망을 투입했다. 호날두에게 부상을 입힌 뒤 심리적으로 위축된 플레이를 펼친 파예다. 후반 종반까지 프랑스는 일방적인 공세로 나섰으나 후아 파트리시우 포르투갈 골키퍼 선방이 돋보였다. 그리즈만과 올리베이 지루, 무사 시소코의 예리한 슛을 몸을 던져 막아냈다. 양 팀은 후반 33분 나란히 최전방 공격수에 변화를 줬다. 프랑스는 지루 대신 앙드레 피에르 지냑을, 포르투갈은 헤나투 산체스를 빼고 장신 공격수 에데르를 투입했다. 막판 지냑이 포르투갈 수비를 제치고 때린 오른발 슛이 골대를 강타했다. 결국, 프랑스 ‘창’에 맞서 포르투갈 ‘방패’가 집중력있게 대응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0’의 균형을 좀처럼 깨지 못한 양 팀의 승부는 후반 4분 갈렸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이 꺼내든 에데르 카드가 통했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상대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공을 잡은 에데르가 번개같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벤치에 앉아 동료를 응원한 호날두는 또다시 눈물을 보이며 에데르, 동료와 얼싸안고 기뻐했다. 포르투갈은 이전까지 유효슛 1개에 그쳤으나 에데르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흐름을 뒤집었다. 다급해진 데샹 감독은 시소코 대신 앤서니 마샬을 넣어 반격했다. 그러나 ‘빗장수비’를 방불케 한 포르투갈 벽을 뚫지 못했다. 우승의 여신은 포르투갈의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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