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시리아 내전 격전지인 알레포에서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구조된 어린이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면서 지구촌이 충격과 슬픔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다섯 살 난 남자아이 옴란 다크니시(5)는 17일(현지시간) 연일 폭격이 벌어지는 알레포 카테르지 마을의 무너진 주택 틈에서 다른 어린이 4명과 함께 구조됐다.

알레포 상황을 전하는 알레포미디어센터(AMC)가 공개한 영상에서 맨발인 아이는 온몸에 하얀 잔해를 뒤집어 쓴 모습으로 한 남성의 품에 안겨 구조돼 구급차 안으로 옮겨진다.

구급차 안에 있는 주황색 의자에 앉으면서 드러난 아이의 얼굴 왼쪽에는 이마의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가 잔뜩 엉겨 있고 왼쪽 눈은 퉁퉁 부어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다.

겁에 질렸을 법도 하지만,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고 멍한 모습이다.

얼굴을 쓱 문지르고 나서 제 손에 묻은 피를 보고서야 아이는 움찔 놀라면서 의자에 피를 닦아낸다.

알레포에서 벌어지는 참상을 보여주는 아이의 사진과 영상은 SNS를 통해 수천 차례 공유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다친 시리아 소년의 사진은 알레포의 공포 일부만 보여준다"는 제목을 달았다.

아이는 M10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 병원 역시 공습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곳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15세 미만 어린이는 13명이다.

2012년부터 반군에 장악된 알레포에서는 시리아 정부군과 이를 지원하는 러시아군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으며 반군이 정부군의 포위망을 뚫으려 반격에 나서면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남은 진입로마저 끊겨 25만∼27만5천명이 사실상 갇힌 동부 지역을 포함해 알레포에서 구호가 필요한 민간인은 200만명에 달한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5년간 시리아인 30만명 이망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교도소에서도 1만8천명에 육박하는 수감자가 사망했다는 인권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BBC통신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는 고문 생존자 65명과의 인터뷰 등을 근거로 한 보고서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대항하는 봉기가 일어난 2011년 3월부터 내전이 이어진 2015년 12월까지 1만7천723명이 수감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일 10명꼴로, 한 달에 300명 이상 사망한 셈이다.

또한 수감자들은 교도관들에 의한 심각한 폭력을 자주 겪었으며 여성 수감자들이 남성 교도관들에게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하는 일도 일어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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