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외롭게 밥먹는 자폐 소년의 친구 돼준 대학 풋볼선수…"올해의 MVP" 온 미국 열광

[생·각·뉴·스]
 
플로리다대 루돌프 선수의 선행…인터넷 감동의 물결
 학교 식당서 홀로 피자 먹던 학생에 다가가 함께 식사
"아이 혼자 있기에 다가갔을 뿐" 뒤늦게 자폐알고 눈물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툭 던진 한마디에 감동할 때가 있다. 매일 먹는 음식이지만 함께 먹는 밥 한 끼가 때론 깊은 감동을 전한다.

 9월이 되면 미국은 대학 풋볼(미식축구)의 열기에 빠져든다. 그런데 본격적인 대학 풋볼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미국 언론이 앞다퉈 '최우수선수(MVP)'라고 치켜세우는 선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플로리다주립대의 주전 리시버인 트래비스 루돌프(21). 그를 MVP라고 칭하는 이유는 그가 한 중학교에서 보여준 행동이 전 미국을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넓은 식당서 눈에 띈 혼밥 소년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31일 루돌프는 네 명의 팀 동료와 함께 플로리다의 한 중학교를 찾았다. 풋볼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루돌프를 비롯한 선수들과 학생들은 식당으로 향했다. 이날의 메뉴는 피자. 여느 학교와 마찬가지로 왁자지껄한 점심시간이었다. 이때 루돌프의 눈에 한 학생이 들어왔다. 다들 친구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는데 한 학생만이 홀로 앉아 피자를 먹고 있었던 것이다.

 루돌프는 그 학생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름이 뭐니? 같이 먹어도 될까?" 쑥스러워하던 이 학생은 자기의 이름이 보(Bo)라고 말했다. 이어 루돌프가 속한 플로리다주립대의 팬이라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루돌프와 보는 마치 친구가 된 듯 함께 피자를 나눠 먹었다.

 사실 루돌프에게 그 학생과 함께 식사한 것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 파장은 뜨거웠다. 두 사람이 함께 피자를 먹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본 보의 어머니가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쓰면서 이 이야기는 널리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보의 어머니 레아 파스케는 "사진을 보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쏟아졌다"고 했다. 

 ▶아이 어머니 '눈물의 글'

 "자폐를 앓는 아들은 정말 슬프게도 대부분 혼자 점심식사를 합니다. 이날은 모든 학생의 영웅인 루돌프와 함께 식사했습니다. 아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저와 아들은 평생 루돌프의 팬이 되기로 했습니다."

 1만명이 넘는 이들이 레아의 글을 공유하면서 미국 주요 언론 다수가 이 소식을 전했다. 

 이 스토리에 감동한 것은 보의 어머니 뿐만아니었다. 뒤늦게 레아의 글을 읽은 루돌프 자신도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어느새 전국적인 스타가 된 루돌프는 "아이가 자폐를 앓는 건 전혀 몰랐다. 아이가 혼자 있기에 다가갔을 뿐"이라며 "보와 어머니가 늘 행복하길 기원하겠다"고 했다. 루돌프는 보의 어머니에게 직접 연락을 해 "보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함께 놀 수 있다"며 자기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고 한다. 

 미국 프로풋볼리그(NFL)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루돌프의 행동이 큰 울림을 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