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前 한국서 미국으로 입양 됐는데 무국적이라고?

1950∼80년대 美 입양 1만8000여명 시민권 없어

"美국민이 입양했으며 시민권 줘야" 캠페인 벌여

30년 넘도록 미국 시민권자로 믿고 살았는데 뒤늦게 자신이 무국적자,다시말해 불법 체류자였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그 심정이 어떨까.

 한국에서 입양된 한인들이 당시 제대로 귀화절차를 밟지 않아 무국적자로 추방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지난 1985년 미국으로 입양된 올해 33살의 저스틴 기홍씨. 평생을 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그는 최근 한국으로 추방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법적으로 미국시민이었던 적이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는 미국 부모가 입양 당시 기홍 씨의 귀화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던 탓이다.

 과거엔 지금과 달리 시민권 획득 정보 등 입양 부모들을 위한 교육이 부족했다. 뒤늦게 '어린이 시민권법(Child Citizenship Act of 2000)'이 2001년 2월 발효돼 미국시민권이 없는 18살 미만의 입양자 10만 여명이시민권을 받았지만 기홍 씨는 당시 이미 18살로 대상자가 아니었다.

 1981년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온 올해 44살의 몬테 헤인스 씨는 10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헤인스씨는 쿠웨이트에서 복무까지 했지만 2001년에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던 중 자신이 법적으로 미국시민이었던 적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미국 양부모가 입양과 동시에 당연히 미국시민이 된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는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즉시 한국으로 추방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들과 비슷한 케이스의 한국 출신 입양자들이 1만8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베네수엘라, 독일, 인도 등 다른 나라에서 입양돼 비슷한 운명에 처한 입양자들도 다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기홍 씨를 비롯한 이들 무국적 입양아들은 최근 미국 시민에 의해 입양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입양자 시민권법(Adoptee Citizenship ACt)의 제정을 청원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해당 법안을 지원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에이미 클로부차르 상원의원은 입양자들이 본연의 정체성인 미국인으로서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