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비서실장 관심…정조수석은 교수 출신으로 물색 
최재경 "원칙 따라 최선"…배성례 "진실함 읽어달라"
일부 靑행정관 조만간 사의…靑일각 "마녀사냥 그만하길"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파문에 대한 조치로 청와대 후속 인사를 일부 단행하면서 청와대 참모진의 색깔도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서실장 등의 후임 인선이 완료되지 않아 예단하기에 이르지만, 참모 개인뿐 아니라 참모진 전체의 스타일이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에 측근 그룹이 대거 빠지면서 새 참모진은 정치색을 빼고 정책적 보좌 기능을 중심에 두는 모습이다.

과거 측근그룹이 정치·정무적 사안까지 포괄해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면 새 참모들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사람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강골 검사' 출신이자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의 경우 언론에 친화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경우 검찰 장악력이 강했지만, 최 수석의 경우 굵직한 수사를 두루 경험하면서 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 법무·검찰의 중립성을 존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최 수석은 31일 연합뉴스에 "국가적으로 위중한 시기에 공직자로서 본분을 다하겠다"며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해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성우 전 홍보수석의 경우 홍보뿐 아니라 정책·정무 분야까지 넘나들면서 박 대통령을 두루 보좌한 반면, 신임 배성례 홍보수석의 경우 원만하고 친화력을 갖춘 홍보 전문가라는 평가다.

배 수석은 이날 춘추관을 찾아 "위기가 기회인데 어려울 때 또 기회가 온다"며 "우리 스태프의 진실한 마음을 읽어주시고 어려울 때일수록 잘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와 함께 선임 수석으로 박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안종범 전 정책조정 수석의 후임으로는 교수 출신의 정책 전문가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정책조정 본연의 업무에 인사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는 셈으로 관료 출신이 물망에 오른다는 말도 들린다.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이원종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무난하고 원만한 학자 출신이나 관료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후임 비서실장 후보로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이나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한덕수 전 총리 등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권영세 전 주중대사 등 정치인들도 하마평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기환 전 수석에 이어 김재원 전 수석 등 친박(친 박근혜)계가 맡았던 정무수석도 변화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 인사가 발탁되겠지만, '친박' 꼬리표가 붙은 사람보다 국회와 원만한 협조를 이어갈 수 있는 인사가 선호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날 청와대 개편인사에서 유임된 수석들 역시 정책통이라는 특징이 있다.

강석훈 경제ㆍ김현숙 고용복지수석 등은 당에서 차출됐지만, 그동안 정책 중심으로 박 대통령을 보좌해왔다. 김규현 외교안보ㆍ김용승 교육문화ㆍ현대원 미래전략 수석도 관료나 해당 분야 전문가 출신이다.

한편 최순실 사태에서 이름이 오르내린 김한수 뉴미디어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윤전추 부속비서관실 행정관, 경호실로 자리를 옮긴 이영선 전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은 현재 근무 중이지만, 김 행정관 등 일부는 조만간 사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핵심수석과 3인방이 책임지고 사퇴했는데 최순실 사태와 직접 관련도 없는 행정관들마저 죄인 취급하며 마녀사냥을 하는 것은 그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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