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대 연구팀 조사 

[뉴스분석]

알츠하이머 주범 뇌 단백질 '아밀로이드' 수치 7배 차이

"외로운 느낌, 불안장애나 우울증 등 보다 더 치매와 관련"

 가을이다. 이상하게 스며드는 외로운 느낌이 심해진다면 알츠하이머 치매의 예고 신호일지도 모르겠다. 

 하버드 대학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의 낸시 도노반 박사는 자기도 모르게 외로운 느낌이 드는 노인은 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상당히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일 메디컬 뉴스 투데이에 따르면 연구팀이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 79명(평균연령 76세: 남성 36명, 여성 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검사 결과 치매의 주범으로 알려진 뇌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 비해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도노반 박사는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UCLA 대학 외로움 척도' 조사를 이용, "얼마나 자주 소외감을 느끼느냐?", "외톨이라는 느낌이 얼마나 자주 드느냐?", "가까운 사람이 없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느냐?" 등 3가지 질문을 하고 각 문항에 대한 대답의 정도에 따라 1~4점(그런 일이 한 번도 없으면 1점, 자주 있으면 4점)을 매겼다. 이들이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는 평균 5.3점(최고 12점)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뇌 영상검사를 통해 뇌의 전두엽, 외측두엽, 두정엽 등 기억, 주의력, 감각, 생각 등을 관장하는 대뇌피질 부위들의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를 측정, 그 수치를 외로움 성적과 비교했다.

 그 결과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가 높은 그룹이 낮은 그룹에 비해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7.5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매 위험을 높이는 APOE4 유전자를 지닌 노인은 이러한 경향이 매우 강했다.

 연령, 성별, 불안장애, 우울증, 사회경제적 지위 등 다른 요인들을 모두 고려했지만 이러한 연관성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 결과는 외로운 느낌이 치매와 관련된 뇌의 병변에 반영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도노반 박사는 설명했다.

 다시 말해,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사회적인 자극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느낌, 이해, 또는 반응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노반 박사는 이 연구결과를 초기 치매 검사법의 하나로 활용할만하다고 제시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AMA) 학술지 '정신의학'(Psychiatry) 온라인판(11월2일 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