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남성 건강, 배우자 영향 커 독신남, 기혼보다 질병 위험 2배
 이혼한 남자 사망률 37% 높아…불행한 결혼, 독신보다 못해

▣오래 산 남성 순서 
▶1위 '한결같은 기혼 남성' 
▶2위 '한결같은 독신 남성' 
▶3위 '재혼한 기혼 남성' 
▶4위 '이혼 후 독신 남성'


 #사업체를 운영하다 은퇴한 박모(85)씨. 10여 년 전부터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를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았다. 늘 부인과 함께였다. 그러나 건강하던 부인이 6년 전 치매에 걸렸고, 노인요양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재작년 부인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건강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고령도 문제지만 배우자와 함께할 때는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가 배우자가 떠난 뒤로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는 것이다.

 ◈기혼, 미혼·이혼 보다 건강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사람들의 장수는 행복한 결혼생활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2010년 하버드대가 발표한 '결혼과 남성 건강' 자료를 인용, 미국 성인 12만754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기혼자가 미혼 또는 이혼(사별)한 사람보다 더 건강했다고 전했다. 가장 큰 차이는 생활습관이었다. 독신, 이혼 남성, 사별한 남성은 기혼 남성처럼 식사나 운동을 잘 챙기지 못한다. 이들은 또 흡연율과 과음률, 위험 행동 가능성이 높았다.

  또 결혼이 건강 장수에 미치는 영향을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쓰쿠바대의 2007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신 남성은 기혼 남성에 비해 모든 질병 위험도가 약 2배 높았다. 관상동맥 질환 3.5배, 호흡기 질환 3.3배, 뇌졸중은 2.3배 높았다. 

 캘리포니아의 기혼 주민 1만2522명을 14~23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가 미국역학저널에 발표됐다. 이 기간 중 남성은 1453명(12%), 여성은 3294명(26%)이 배우자와 사별했다. 그런데 연구기간 중 배우자와 사별한 남성은 30%(440명)나 사망한 반면, 여성은 15%(510명)에 그쳤다.

 또 평소 건강했던 남성이 아내와 사별한 뒤 사망할 확률은 사별하지 않은 남성에 비해 2.1배나 높았다. 사망 위험은 배우자 사망 뒤 7~12개월 때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2년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들이 배우자와 사별한 뒤 사망률이 높은 이유로는 영양부족, 생활습관 악화, 사회적 고립감 심화 등이 꼽힌다. 

 ◈오래사는 여성 순서는 달라

 그렇다면 불행한 결혼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까.

 마이애미대 연구팀이 14만3063명의 전립샘암 환자를 대상으로 1973~90년 연구한 결과를 보면 기혼 남성 환자의 생존 기간은 평균 69개월, 이혼 남성은 55개월, 독신 남성은 49개월이었다. 반면, 별거 또는 사별한 남성은 38개월로 가장 짧았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불행한 결혼생활은 독신보다 못하다.

 스탠퍼드대 루이스 터먼 교수의 연구에서 결혼과 관련해 오래 산 남성의 순서는 ▶1위 '한결같은 기혼 남성' ▶2위 '한결같은 독신 남성' ▶3위 '재혼한 기혼 남성' ▶4위 '이혼 후 독신 남성'이었다. 

 하지만 여성의 순서는 ▶공동 1위 한결같은 기혼 여성, 이혼 후 독신 여성 ▶3위 한결같은 독신 여성 ▶4위는 재혼한 기혼 여성이다. 이 신문은 오래 살고 싶은 남성은 결혼이 확실히 유리하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