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왼편 촬영후 배수 위해 천공작업"
갑판 위 세월호 주변 1.1m 높이 유실물방지망 설치 

(진도=연합뉴스) 성혜미 장덕종 기자 =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은 27일 저녁부터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세월호 왼쪽면(좌현)에 배수구 30여개를 뚫어 바닷물을 빼낸다고 밝혔다.

세월호는 사고 당시 왼쪽면이 해저에 맞닿고 오른쪽면이 수면을 향해 옆으로 누운 채 침몰했다.

이 때문에 수중에서는 세월호 왼쪽면에 작업자들이 닿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세월호가 리프팅빔 위에 올려진 상태로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돼 접근이 가능해졌다.

현재 세월호의 왼쪽면은 리프팅빔의 높이 2.5m만큼 반잠수식선박 바닥에서 떠 있다.

해수부는 세월호 왼쪽면의 평형수탱크·힐링탱크·보이드탱크·청수탱크 등 각종 탱크 11개에 1개씩, 화물이 실린 D데크에 21개 등 총 32개의 배수구를 뚫기로 결정했다. 배수구 수는 실제 작업상황에 따라 늘거나 줄 수 있다.

배수구는 지름 10㎝ 안팎의 구멍이며, 유실물방지를 위해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 세월호 주변에 1.1m 높이 유실물방지망을 세웠다.

해수부 관계자는 "육상거치 전 최대한 세월호의 무게를 줄여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세월호 왼쪽면에 구멍을 뚫기로 했다"며 "기름이 섞이지 않고 해수만 차있는 공간을 찾아내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해저에 닿아있던 세월호 왼쪽면이 각종 의혹의 실마리로 꼽히는데 배수구를 뚫어도 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 정부와 수사기관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암초 좌초설, 폭침설, 선박 및 잠수함 충돌설 등 각종 외부충격설이 제기됐다.

세월호가 수면 위로 완전히 부상한 뒤 드러난 선체 오른쪽면이나 바닥에서는 일부 긁히거나 부식된 모습은 있지만 충격에 의한 파손 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를 두고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 올라가지 않고서는 밖에서 볼 수 없는 선체 왼쪽면에 충돌흔적 등 진실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해수부는 세월호 왼쪽면에서도 육안으로 특이사항을 찾아볼 수 없자, 시비 가능성이 없도록 촬영을 하고 나서 천공작업에 나섰다.

해수부 관계자는 왼쪽면 천공작업에 대해 "배수구의 크기가 작을 뿐만 아니라 작업 전 구멍을 뚫을 지점을 표시하고 촬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왼쪽면에 진실이 숨겨져 있다는 의혹은 촬영 사진공개와 선체조사위원회의 정밀조사가 끝나야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에 꽉 차 있던 해수와 기름 혼합물은 세월호가 수면 위로 부상한 뒤 창문과 출입문, 수중 인양준비 작업때 만든 배수구와 작업 구멍 등을 통해 상당 부분 밖으로 흘러나왔다.

하지만 아직도 선내 곳곳에 바닷물과 기름 혼합물이 남아있다.

해수부는 반잠수식 선박에 얹혀 접근이 용이해진 세월호 왼쪽면에 구멍을 뚫어 28일까지 최대한 해수만 더 빼내고 나머지 기름 혼합물 등은 목포신항에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을 접안한 뒤 유류제거 전문업체가 육상으로 배출하도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월호 인양 작업자들은 이날 종일 유류제거 작업에 매진했다. 배수구를 뚫는 작업은 이날 오후 늦게 시작돼 다음날 오전까지 진행된다.

한편 평형수탱크에 배수구를 뚫은 것을 두고 '평형수 부족이 세월호 침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는데 육상거치 전 평형수를 다 빼내도 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세월호의 평형수탱크는 왼쪽 3개, 중앙 6개, 오른쪽 3개 등 총 12개이다.

해수부는 선체인양 준비를 하면서 이미 수중작업을 통해 모든 평형수탱크에 각각 2개씩 위아래로 구멍을 뚫었다.

왼쪽 평형수탱크 3개의 경우 해저에 닿은 부분이 아니라 선체 바닥 부분 왼쪽을 통해 구멍을 뚫었다.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려지면서 평형수탱크 윗부분에 뚫은 구멍으로 공기가 들어가고 아랫부분에 뚫은 구멍으로 해수가 빠져나왔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체 내 평형수탱크를 비롯한 대부분의 탱크가 완전히 밀폐되지 않고 연결돼 있어 침몰하면서 이미 바닷물이 섞여 의미가 없어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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