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잠수식 갑판 위 선체에서 흘러내린 기름 섞인 펄에 발이 '푹푹'
가족들, 뼛조각 보고 한눈에 "족발 뼈 같다" 탄식 

(진도=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지난 28일 동물 뼈 해프닝때문에 처음 세월호에 다가갔던 미수습자 가족 일부가 목격담을 전했다.

29일 미수습자 가족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 유골 발견소식을 듣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와 함께 직접 유골을 확인하기 위해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호에 올랐다.

한 가족은 "화이트 마린호 갑판은 세월호에서 흘러내린 펄과 잔존유가 뒤섞여 발이 푹푹 빠질 정도였다"고 먼저 알렸다.

이어 "상하이 샐비지 측 작업자들이 계속해 펄을 포댓자루에 담아 치우고 있었지만, 워낙 양이 많아 역부족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세월호 선체를 눈앞에서 살피며 잔존유가 흘러내려 미끄러운 갑판을 조심스럽게 걸어 유골 추정 물체가 발견된 현장으로 갔다.

혹시나 미수습자 유골이 발견됐을까 봐 가슴 졸였지만, 가족들 사이에서 국과수 직원보다 먼저 "저거 족발 뼈 아닌가?"라는 소리가 튀어나왔다고 한다.

유골이 동물 뼈로 판명돼 긴장과 충격이 허탈한 감정으로 바뀐 가족들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부양 후 처음으로 눈앞에서 본 세월호 곳곳을 살폈다.

눈에 띄는 곳은 선미 쪽이었다고 한다.

다른 선체 곳곳에도 녹이 심하게 슬어 붉게 변색 된 곳이 있었지만, 선미 객실 쪽은 상태가 심각했다.

가족들은 "한눈에 봐도 증축한 부분만 다른 선체 재질이 쓰여 부식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수사 결과에 따르면 세월호는 일본에서 도입한 후 2012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전남 영암 한 조선소에서 증·개축됐다.

A데크 선미를 연장해 두 개 층으로 만들었는데, 하층은 여객실로, 상층은 전시실로 개조됐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총 t수는 239t, 승선 인원은 116명까지 늘어났다.

가족들은 배수와 잔존유 제거를 위해 뚫은 배수구에 설치한 망 일부가 떨어져 덜렁거리고 있는 것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현장에서 해수부 관계자에게 '유실방지 대책에 대해 철저하게 점검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루빨리 목포 신항으로 옮겨 미수습자 수색에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pch8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