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배우 엄태웅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허위 고소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여성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이 사건 피고인 권모(36·여)씨는 이날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마시지업소 종업원이던 권씨는 무고, 공동공갈, 성매매,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28일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월형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을 받았다.

권씨와 함께 공동공갈,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업주 신모(36)씨도 추징금액과 관련, 선고 당일 항소했다.

검찰도 항소장을 제출해 확정판결은 상급심 판단에 맡겨졌다.

권씨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성남시 한 오피스텔 마사지업소에서 "엄씨에게 성폭행당했다"며 지난해 7월 엄씨를 고소했다. 고소 당시 권씨는 또 다른 선불금 사기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된 직후였다.

검찰은 경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엄씨가 성폭행한 것이 아니라 성매매를 한 것으로 결론 내고 지난해 11월 엄씨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하고, 권씨는 무고 등 혐의로 기소했다.

권씨 측은 법정에서 무고와 공동공갈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당했다고 맞섰다.

권씨 변호인은 "취약 지위에 있거나 공감 능력이 부족한 여성이라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받아야 한다"며 엄씨가 권씨에게 사전 합의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성관계했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권씨도 법정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무고 혐의에 대한 무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묵시적 승낙이나 합의로 자연스럽게 성관계했음에도 강간죄로 고소해 무고하였음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권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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