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7일만에 친모 찾아…"아이 고모 집에 맡긴 것", 친모 등에 '유기' 혐의 적용 검토

(김해=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찰이 경남 김해의 한 아파트 단지에 홀로 남겨진 채 발견된 어린이의 친모를 일주일만에 찾아 조사하고 있다.

9일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3시께 김해시 외동 모 아파트에 있는 가정어린이집 교사는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를 데리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교사를 상대로 확인한 결과 5세 정도로 추정되는 남자 어린이는 당일 혼자 아파트 건물 안 복도에 있다가 주민에게 발견됐다.

이 주민은 어린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는 걸로 생각하고 같은 동에 있던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다.

어린이집은 아파트 주민의 자녀라는 생각에 2시간가량 어린이를 돌봤지만, 보호자가 계속 나타나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신체에 상처 등 학대 정황이 없는 점을 확인한 뒤 어린이를 인근 아동보육시설에 임시로 맡겼다.

그 이후 경찰은 어린이가 발견된 장소 근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탐문수색을 하는 등 보호자를 찾아 나섰다.

경찰이 확인한 해당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는 어머니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당일 낮 12시 55분께 어린이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특정 층에서 내리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몇 분 뒤에는 본인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장면도 담겼다.

경찰은 CCTV 영상과, 비슷한 연령대의 어린이를 잃어버렸다는 신고가 없는 점에 미뤄 어머니가 아이를 버리고 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하던 중 이날 오전 10시께 어린이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 어린이와 관련된 소식이 SNS 등을 통해 퍼졌고, 이를 본 아이의 옛 어린이집 원장이 경찰에 신고해왔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어린이는 4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곧바로 신원을 파악한 친모(27·대구)를 임의 동행해 경찰서에서 조사를 했다.

친모는 경찰에서 "(남편과 사이도 안 좋고) 양육이 어려워 (아이의) 고모 집 앞을 찾아가 맡긴다고 얘기를 하고 나왔다"며 "애를 데리고 들어가는 건 못 봤기 때문에 20여분 뒤에 다시 올라가봤는데 애가 없길래 집에 있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그 뒤로 아이 고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애가 보육시설에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아이의 친모를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다.

또 아이 고모에 대해서도 유기 등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있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측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친모와 (아이의) 고모 사이에서 애를 두고 실랑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친모 의사 등에 따라 일단 아이는 친모에게 인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