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 사범 급증 2494명, 송환율은'제자리 걸음'…미국 399명으로 가장 많아

[이슈진단]

'땅 덩어리가 넓으면 넓을수록 용이'인식 확산
 체포 늘었지만 도피범도 증가 송환율 절반안돼

 # 한국인 배모(41) 씨는 한국 경남 창원과 창녕 등지에서 철 구조물 제조업체를 운영했다, 지난해 8월 저가수주와 공사지연으로 경영이 악화하자 직원 19명 임금과 퇴직금 9300여만원을 주지 않고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그는 한동안 필리핀에서 생활하다가 도피자금이 떨어지자 조용히 한국으로 되돌아와 지인의 집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배씨는 지난 7월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 등 해외로 도피하는 범죄사범 수가 지난해 700여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외도피범 송환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한국 법무부가 국회 보고 자료로 작성한 '최근 5년간 국외출국 기소중지자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6월까지 해외로 도피한 범죄사범은 총 2494명으로 집계됐다.

 해외 도피사범의 수는 매년 증가세다. 2013년 396명이었던 도피사범수는 2014년 419명에서 2015년 576명, 지난해 722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381명에 이른다. 

 해외도피범들이 선호하는 도피 지역은 미국이다. 미국으로 출국한 해외도피범은 399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중국 358명, 필리핀 215명 순이었다.

 일반적으로 '땅덩어리가 넓으면 넓을수록 수사망을 벗어나는 데 용이하다'는 범죄자들의 인식 때문에 미국으로 도피하는 해외도피범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형별로 보면 사기 혐의가 85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향정신성 의약품 안전법 위반 등 마약 관련 혐의로 도피한 사람이 187명, 횡령 117명, 절도 63명 등 순이었다.

 특히 병역법 위반으로 도피한 사람은 2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법공조를 통해 도피사범들이 한국으로 송환되는 수는 매년 증가 추세다. 그러나 전체 해외도피사범 대비 송환율은 2013년 47.2%에서 지난해 48.4%로 큰 변화가 없다. 범죄자들의 해외도피 자체가 매년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