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국적상실로 인한 주민등록말소자 2배 가까이 증가, 국적 취득보다 국적 포기 많아

[생각뉴스]

"대한민국에 실망,선진국 이주", 美국적 취득 최다
 병역 회피 목적은 20% 안돼…국가 희망 회복 시급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나고, 귀화 등 새로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헬조선', 'n포 세대'등 대한민국에 대한 실망이 반영된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적 상실자 증가 현상 심화

 김영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수원병)은 27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시도별·사유별 주민등록말소자 현황'자료에 따르면, 국적상실로 인한 주민등록말소자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선 전체적인 주민등록말소자의 수는 2014년 278,509명에서 2015년 285,742명, 2016년 287,802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2015년 1월 22일 주민등록법 개정 시행으로 이민출국과 현지이주로 인한 경우는 주민등록을 말소하지 않고, 재외국민으로 등록한다는 점에서, 매년 증가하는 주민등록말소자는 사망자 수와 국적상실자의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적법 제14조 및 제15조에 따라, 복수국적자로서 외국 국적을 선택하거나, 자진하여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 등을 포함한 국적상실로 인해, 주민등록이 말소되는 경우가 급증했다. 2014년에는 3,380명이었으나, 2015년에는 전년 대비 20% 증가해 4,067명이었으며, 2016년에는 전년 대비 52% 증가해 6,177명이었다. 2014년 대비 지난해에만 국적상실로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만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국적상실로 인한 주민등록말소자의 2014년 대비 2016년 증가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2014년 38명에서 2016년 108명으로 3배 가까이(184.2%) 증가한 광주광역시가 가장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는 전라북도, 대전광역시, 전라남도 순이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2배 이상 증가한 곳은 절반에 가까운 7곳이었다. 

▶'헬조선''n포 세대'유행 이유있다

 김영진 의원은 "국적상실로 인한 주민등록말소자가 최근 3년간 2배 가까이 급증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는 대한민국에서 '헬조선''n포 세대'이라는 단어가 유행어였던 시기였다"고 지적하면서, "자진하여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는 국민이 늘어날 정도로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바뀐 정부에서는 국적상실로 인한 주민등록말소자가 줄어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각종 사건사고, '헬조선', 'n포 세대' 등 대한민국에 실망한 많은 국민들이 우리 사회를 떠나 선진국으로 이민 가고 있다"며 "국민이 사회에 대한 희망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각 연령층에 맞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007년부터 작년 7월까지 한국 국적을 상실하거나 이탈한 사람은 총 21만2569명이었다. 

 특히 2007년 2만3528명이던 국적 포기자 수는 2009~11년 3년간 2만2000명 선을 유지해 오다 2012~15년에는 1만8000~2만 명 선으로 줄어들었으나, 지난해에 급격히 늘어났다.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들이 새로 국적을 취득한 나라는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순으로 많았다. 

 이가운데는 병역 의무 대상자의 국적 포기도 포함됐으나 전체의 20%에도 못미친다.80% 이상은 '병역 회피'외의 다른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버렸다는 뜻이 된다. 

☞'헬조선'·'n포 세대' 
'헬조선'은 한국이 '지옥(헬·hell)'만큼이나 살기 힘들다는 뜻을 담은 신조어다. 'n포 세대'역시 이와 비슷한 뜻이다. 원래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라는 신조어에서 유래했으나, 이 '포기 대상'의 목록에 취업, 재산, 가족관계 등이 추가되면서 '도대체 몇 가지나 포기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자조가 섞여 구체적인 숫자 대신 미지수 'n'이 쓰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