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는'애인', 이설주와는 '선후배'

노동당 중앙위 후보위원 발탁, '안하무인'노장 간부들 불만

 북한의 대대적인 이번 인사가 세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애인으로 알려진 현송월(사진)의 등장이다. 모란봉악단 단장을 맡고 있던 그녀가 이번에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포함된 것이다.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리는 예술단 단장 출신인 그녀는 현재 김정은 일가의 일거수일투족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이설주 부부와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많은 편이다. 현송월과 이설주는 은하수관현악단 선후배로 돈독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고 현송월이 이설주보다 10살 위다. 정부 당국자는 "현송월이 이 위세를 이용해 특별한 권세를 과시하고 있으며 노장 간부들을 함부로 대해 이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현송월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두 가지 사건이 계기가 됐다. 2013년 8월 모란봉악단 음란 영상 제작 사건으로 관련자들이 대부분 처형됐을 때 그는 살아남았다. 현송월은 2014년 5월 제1차 전국예술인대회에서 대좌(대령)의 계급장을 달고 첫 연설을 할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 이후 주요 행사 때마다 김정은 주변에 서 있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2015년 12월 베이징 공연 때다. 현송월이 북·중 관계를 위해 모란봉악단을 이끌고 베이징 국가대극원(국가대극장)에서 공연을 준비하다가 시작하기 3시간 전에 귀국해 버렸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공연이 갑자기 취소되자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 때 공연 취소 결정을 내린 사람이 현송월이었다. 이유는 공연 내용에 김정은의 우상화 내용이 있었는데 이를 중국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동행한 고위직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현송월을 말렸지만 막무가내였다. 차기 주중 대사로 유력한 위치의 김 부부장이 예술단장 앞에서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 김정은·이설주를 등에 엎은 현송월의 위세를 보여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