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채은 인턴기자 = 대학생 김모(25)씨에게 연말은 특별한 날이 아니라 또 다른 휴일일 뿐입니다. 김씨는 다가오는 연말에 평소처럼 늦잠을 자고 집에서 TV를 보며 한 해를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성탄절에도 지인과 약속을 잡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고 합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모(27)씨도 따로 송년회 약속을 잡지 않을 예정입니다. 굳이 여러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이씨는 작년까지는 시끌벅적한 송년회에 참석했지만 정작 휴식을 취하지 못해 연초에 피로감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씨는 이번 연말엔 운동이나 영화 관람을 하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합니다.

이처럼 연말에 각종 모임에 참석해 떠들썩하게 보내지 않고 혼자서 차분하게 연말을 정리하는 '나 홀로 연말'족(族)이 늘고 있습니다. 홀로 한 해를 정리하고 다가올 새해를 맞이하겠다는 것입니다.

연말에 혼자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혼말족('혼자'와 '연말'을 합친 단어로 홀로 연말을 보내는 사람)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여가활동조사(2016)'에 따르면 여가활동을 주로 '혼자서' 하고 있었고, 그 다음은 '가족과 함께(29.7%)'보내거나, '친구와 함께(8.8%)'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4년과 비교하면 여가활동을 '혼자서'하는 비율은 늘었고, '가족과 함께', '직장동료와 함께', '동호회 회원과 함께'하는 비율은 줄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5' 자료에서도 56.8%가 여가를 주로 '혼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친구와 함께' 여가를 보내는 비율은 지난 2007년 34.5%에서 8.3%로 감소했습니다.

혼말족이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아주대 김병관 사회학과 교수는 "전통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관이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엔 집단 속에서 느끼는 소속감을 중요시했지만, 요즘은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김 교수는 또 "혼자서 보내는 시간을 잘 활용하면 휴식하는 것은 물론 자아를 돌아볼 수 있어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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