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천300만원대 추락…"시세 안보려 거래소 앱 삭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급락 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버티기와 손절매라는 갈림길에 섰다.

17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39분 현재 1천372만2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한때 1천151만원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경신한 뒤 등락을 거듭하다가 정오께 다시 1천240만원으로 떨어지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 가격은 124만원, 리플 가격은 1천471원에 거래 중이다.

통상 큰 하락을 경험하면 다시 상승이 찾아온다는 믿음을 갖고 있던 투자자들도 이날 하락장이 길어지자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이 고점을 기록했을 때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는 편을 택했다.

리플에 투자한 직장인 A씨는 "리플이 900원일 때 들어가서 40% 수익을 냈는데 4천원일 때 다시 들어갔다가 (고점에) 물렸다"며 "시간이 많이 지나면 원금을 회복할 수 있으니 기다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투자자 B씨는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어느 정도 실제 시장에 편입될 것이라고 본다"며 "급한 돈은 아니어서 버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부 투자자 C씨는 "아예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을 삭제했다"며 시세를 아예 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한목소리로 '무조건 버티기'를 외치던 종전과는 달리 손절매에 나서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손절매를 택했다는 직장인 투자자 D씨는 "여윳돈으로 하던 투자라 하락장이어도 '물타기'(하락 시 추가 매수)를 하려고 했는데 다들 던지는 분위기라서 투자금을 전부 뺐다"고 밝혔다.

회원 수 40만명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날 손절매했다는 게시글이 속속 나타났다.

이날 하루에만 올라 온 가상화폐 손절매 관련 게시글은 857건에 달했다.

네이버 아이디 'bara***'는 800만원을 잃었다는 인증 사진과 함께 "손절하고 비트코인 떠납니다"라며 "(사진) 보면서 다시는 손 안 대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