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토픽]

사형수 포함된 노퍽 죄수팀 석패
1933년 생긴 교도소 '토론 클럽'
'144승 8패' 경이적인 기록 화제

'미 대선에서 선거인단제도는 폐지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매사추세츠주에서 이 주제를 놓고 한 시간의 토론 대회가 열렸다. 그런데 장소가 특이하다. 주내 최대 교도소인 MCI-노퍽 교도소. 한쪽엔 하버드대 토론팀 4명이 앉았다. 맞은편에 앉은 이들은 1급 살인범 3명을 포함한 종신 징역 기결수 4명. 토론자 책상에는 종이 외에는 일체의 펜도 허용이 안 됐고, 만의 하나 흉기로 변할 수 있는 사회봉도 없었다.

뉴요커 최신호에 따르면 죄수팀은 불리했다. 참가 죄수들끼리 휴식 시간에 만나 의견을 나눌 수 없었다. 인터넷 접근도 금지돼 모든 자료는 친지들이 외부에서 가져다줬다.

토론은 서로 제안과 반박을 네 차례 번갈아 가며 하는 '영국 의회식'으로 진행했는데 하버드팀은 선거인단제 폐지 '찬성'을, 노퍽 죄수팀은 '반대' 주장을 펼쳤다. 심판진의 최종 점수는 하버드의 승리. 그러나 68점대 61점으로 아슬아슬한 진땀 승이었다.

사실 노퍽 죄수팀은 역사가 꽤 된 팀. 교도소 측은 1933년 수감자들의 교화·재활 목적으로 토론 클럽을 시작했다. 노퍽 죄수팀은 1966년까지 모두 144번 승리했고 8번 지는 '경이적인'기록을 세웠다. 하버드·예일·프린스턴·육사 토론팀이 모두 한두 번씩 이 팀에 무릎을 꿇었다. 1959년 미 순회 토론 시합에서 무패 행진을 벌이던 옥스퍼드대도 노퍽 교도소에서 기록이 깨졌다.

그러나 1970년대 부정적인 여론에 노퍽 죄수팀도 해체됐고, 2016년에 재결성됐다. 노퍽팀은 첫 해 보스턴 칼리지를 상대로 이겼고, 작년 9월엔 MIT대 토론팀과 붙어 아깝게 석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