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지시…제일 좋은것 사보내라"

"이명희, 비서실 통해 해외쇼핑 심부름 까지"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대한항공 항공편을 통해 개인 물품을 반입했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사진) 일우재단 이사장이 해외 대한항공 지점장에게 특정 물품을 구매해 보내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e메일이 공개됐다.

25일 익명의 대한항공 내부 직원이 공개한 e메일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비서실은 지난 2009년 대한항공의 한 해외 지점장 측에 "지점장님 안녕하십니까? 사모님(이 이사장)께서 아래와 같이 지시하셨습니다"라는 내용을 담아 e메일을 전송했다. 이 메일에는 "제일 좋은 것 2개를 구매해서 보낼 것" "제품 카탈로그를 보낼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제보자는 이 이사장이 구매해 보내라고 지시한 물품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이사장은 적어도 9년 전부터 대한항공 항공편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 반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물품은 인천공항의 수하물운영팀 내부에 있는 '별동대'를 통해 관리됐다. 이 제보자는 대한항공이 총수 일가의 물품을 다루는 방법과 관련해 "부적절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에 만전을 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전달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함께 공개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욕설 녹음파일과 '폭행' 영상 등이 공개돼 논란을 빚었으며 서울경찰청은 이 이사장과 관련한 '갑질'의혹을 내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