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시리게 아픈 이별이지만 우리의 사랑은 영원히…"

[금요화제]

남편 잃은지 1년 만에 찾아온'청천벽력'암 통보
'2년내 사망'진단받고 8세 딸과 불같은 추억쌓기
"비록 몸은 떠나지만 엄마의 그림자는 곁에 영영"


암에 걸린 엄마와 8살 딸간의 작별의 키스가 세상을 울렸다. .

영국의 모녀 비키 펜(38)과 딸 록시(8)의 마지막 순간. 에식스주의 말기 환자용 호스피스에서 암 투병중이던 엄마 펜은 딸 록시와의 키스를 끝으로 지난 18일 짧았던 세상과의 이별을 고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16년 7월 가슴에 혹을 발견한 비키는 병원에서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초기에 침윤성 소엽의 유방암(invasive lobular breast cancer)이 폐경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으로 완치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듬해 5월 희망은 곧 2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불행한 소식으로 바뀌었다.

더욱이 록시의 아빠가 심장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지 1년 만에 엄습한 암 통보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숨을 거두기전 엄마 비키는 "이미 아빠를 잃은 록시가 이제 엄마까지 잃게 됐다. 혼자 남게될 딸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의료진이 통보한 비키의 남은 시간은 대략 2년 정도. 그녀는 자신에게 남겨진 마지막 시간은 최대한 딸과 함께 보내며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주기로 결심했다.

미국 플로리다주로 둘 만의 여행을 떠났고, 딸이 엄마가 보고 싶은 순간마다 열어 볼 수 있게 카드와 유품으로 가득채운 '추억 상자'도 만들었다.

자신이 죽고 나서 부모없는 고아가 될 딸이 걱정됐지만, 엄마 비키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비키는 "내가 죽고나서 혼자서 딸이 맞이하게될 자신의 생일, 약혼, 결혼식을 축하하는 카드를 사서 집안 한 곳에 모아놨다. 딸은 매년 때가 오면 하나씩 열어 보고 엄마를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키는 "딸이 내가 항상 함께 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영국의 의무적인 유방암 검진 나이를 25세로 낮추는 청원을 시작해 1만 명이 넘는 서명을 얻기도 했다. 비키는 "나이만 믿고 내가 유방암에 걸릴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록시처럼 다른 아이들이 엄마를 이른 나이에 잃지 않도록 더 빨리 진단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는 결국 세상을 떴다.

비키의 언니 테레사는 "비록 고아가 됐지만 딸 록시는 의외로 엄마의 죽음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이모 집으로 옮겨 살면서 새가족, 새 학교 등 완전히 새로운 삶인데 용감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테레사는 "동생은 스스로를 가엾다고 여기지 않았다. 끝까지 딸에게 최선을 다한 강한 사람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