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클 가족 주변 갈등 연일 쏟아내…왕실-언론 공생관계 끝(?)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오는 19일 영국 해리(33) 왕자와 결혼식을 올리는 약혼녀 메건 마클(36)의 가정사가 선정적인 영국 타블로이드판 신문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특정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개개인의 성공 여부를 떠나 그의 배경이 타블로이드판의 추적을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메건의 가정사를 놓고는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집요한 추적이 몇 달씩 이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어느 가정이든 불편한 비밀과 함께 심하면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다툼과 관련한 사연을 갖고 있지만, 약혼녀 메건으로서는 이 부분에 특히 취약하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결혼 발표 이후 메건은 미국인이고 혼혈이라는 점에서부터 타블로이드판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어렸을 때 이혼한 부모, 사이가 멀어진 형제자매, 자기 홍보를 위해 돌출행동을 자주 하는 사람들,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사람 등의 가정사는 타블로이드판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최근 결혼을 약 1주일 앞두고도 메건 가족 관련 기사들이 연일 이들 타블로이드판을 장식하고 있다.

아버지 토머스 마클(73)이 최근 파파라치의 돈을 받고 딸의 결혼을 준비하는 사진을 찍었다거나, 딸의 결혼식 참석을 놓고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심장 수술을 이유로 못 가게 됐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이밖에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이복오빠 토마스 마클 주니어는 이달 초 언론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메건을 "막 굴러먹고, 천박하며, 잘난 체하는 여성"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또 해리 왕자에게는 "영국 왕실 결혼 역사상 최악의 실수"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가 이후 태도를 바꿨다.

타블로이드 신문은 이복오빠와 약 25년 전에 헤어진 전 올케마저 등장시켜 자신과 두 아들이 결혼식 초청을 못 받더라도 전혀 서운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싣기도 했다. 메건이 이 올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약 20년 전이다.

메건의 엄마인 도리아 래글랜드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일터로 오가는 중에 파파라치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처럼 연이어 터져 나오는 보도에 왕실도 당황하고 있으며, 해리 왕자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몹시 화가 났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급기야 "해도 너무 한다"는 판단에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 궁은 지난 주말 타블로이드의 편집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비밀 서한을 보내기도 했지만,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앞서 이달 초 켄싱턴 궁은 결혼식 당일 식장 안에는 취재진 단 한 명만 출입시킬 것이라고 밝혔고 이는 사실상 언론의 결혼식 취재를 봉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왕실과 타블로이드 간 관계가 냉랭해지면서 해리와 마클 커플을 바라보는 현지 언론의 시선이 싸늘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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