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0세 이상 사망 男 3만6548명 흡연 영향 추정… 다른나라도 최소 20% 담배로 사망
[뉴스진단]

음주 영향 사망 11명 중 1명, 흡연폐해가 더 심해
'술 마시면 담배 유혹'…음주자가 흡연 비율 높아

30세 이상 성인 한국인 남성 사망자 셋 중 하나는 담배 영향을 받아 숨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술에 따른 사망도 전체 성인 남성 사망자 11명 중 1명꼴이다. 흡연에 따른 사망자는 점진적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음주에 따른 사망자 수는 최근 들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 산학협력단(김광기 보건대학원 교수 등)이 최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음주·흡연 폐해 연관성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 남성 가운데 흡연에 영향을 받은 사망자 수는 3만6548명으로 추정됐다. 30세 이상 성인 남성 사망자 셋 중 하나(33.2%)다.

미국 암학회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2016년 전 세계에서 흡연으로 인해 510만여명이 사망했고, 주요 55개국 성인 남성 사망자 중 최소 20%가 담배 때문에 숨졌다"고 밝혔다.

한국 남성의 흡연에 따른 사망자 수는 2003년 4만87명, 2012년 4만9704명, 2015년 3만6548명 등 최근 들어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반해 음주에 따른 사망자 수는 2015년 기준 1만2548명에 달했다. 19세 이상 성인 남성 사망자 중에서 8.42% 규모다. 음주에 따른 사망자 수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소폭(1만2995→1만1560명) 줄다가 2013년(1만1613명)부터 다시 반등했다.

음주·흡연에 따른 사망자 수만 놓고 보면 음주보다는 흡연의 폐해가 커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담배가 술을 부르진 않지만, 술은 담배를 부른다"고 지적했다.

연구진 분석에서 2015년 성인 남성 가운데 26.7%가 매일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술을 마시고, 한 자리에서 소주 7잔 이상을 마시는 '고위험 음주자''는 전체 성인 남성 중 16.3%였다. 고위험 음주자면서 동시에 매일 담배를 피우는 남성도 13명 중 1명(7.8%)꼴이다.

연구진은 "음주·흡연을 동시에 하는 사람 비율 추이를 분석하면 고위험 음주자 비율의 변화 추이와 비슷한 기울기를 보였다"고 말했다. 흔히 말하는 '술 마시면 담배가 당긴다'는 속설이 통계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 흡연율은 2010년 48.3%에서 2016년 40.7%로 꾸준히 감소 추세다. 그러나 15세 이상 국민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2010년 8.9L에서 2015년 9.14L로 되레 소폭 늘었다. 따라서 술·담배의 폐해를 줄이려면 우선 음주 문화부터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