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부모 퇴거요구 권한 인정" 판결
[요지경 세상]
8년동안 직업없이 얹혀산 밀레니얼 캥거루족
이사비용 조건 이사 재촉 편지 보냈지만 무위
아들 "준비안돼…시간 더 필요하다" 마이동풍
패소하자 "터무니없는 재판, 항소하겠다" 반발
뉴욕의 한 부부가 30살 되도록 직업없이 얹혀 사는 아들을 상대로 이제 집을 나가 독립하라며 소송을 냈다. 부모 요구를 거부하던 아들은 판사가 퇴거 명령을 내리자 "터무니없는 판결"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날로 심각해지는 밀레니얼 세대 '캥거루족'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2000년 출생해 경제위기로 고용 기회 박탈과 소득 감소를 겪은 세대를, 캥거루족은 성인이 되고서도 부모와 동거하며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북부 뉴욕에 사는 마크와 크리스티나 로톤도 부부는 지난 5월7일 아들 마이클을 상대로 퇴거 소송을 냈다. 올 6월에 31살이 되는 아들이 이제는 집에서 나가 독립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앞서 로톤도 부부는 2월부터 3월 사이 아들에게 5차례 편지를 보내 "2주 안에 집을 비우라"고 요구했다. 한 편지에선 "1100달러를 줄테니 집을 구해 나가라"고 했다. "너같이 취업경력이 빈약한 사람도 구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너는 일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그러나 마이클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독립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계속 버텼다. 결국 부모가 아들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마이클은 22일 열린 법정에서도 부모가 법적으로 6개월 시한을 두고 퇴거를 요구해야 했다며 응할 수 없다고 버텼다. 그러나 법원은 "6개월 시한은 터무니없다"며 퇴거를 명령했다.
언론에 따르면 마이클은 대학 중퇴 뒤 전자제품 매장인 베스트바이에서 일하다가 해고됐다. 그 뒤 부모 집으로 들어가 8년여 동안 살아왔다. 부모는 그동안 그가 직업을 갖지 않고 경제적으로 자신들에게 의존했다고 밝혔지만, 마이클은 법원에 "성공적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법정 밖에서 그 사업이 뭐냐는 질문을 받자, "신경쓸 것 없다”(My business is my business)고 답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