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섹션>

카지노 호텔 종업원 5만여명 다음주'파업 예고'

[이슈분석]

이달말 노조계약 만료, 임금인상·성희롱 방지등 요구
자동화 시스템에 밀려 불안감, 고용 안정 보호도 이슈
호텔들 "협상 진행 중, 합의될 것" 방문객 안심시키기

자동화 시스템에 밀린 라스베가스 카지노 호텔 종업원들이 다음 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최대의 유흥 도시인 라스베가스가 전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AP통신과 USA투데이 등의 보도에 따르면, 라스베가스 34개 카지노 리조트에서 일하는 요식업 노동조합 회원 2만5000명은 22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99%의 찬성으로 다음달 1일부터 언제든 파업을 벌이는 것을 승인했다.

노조 회원은 총 5만여 명으로 MGM과 시저스 팰리스, 벨라지오, 플래닛 할리우드, 스트라토스피어, 엘 코테즈 호텔 등에 근무하는 바텐더, 요리사, 서빙 직원, 벨보이, 포터, 청소 직원들이다. 이들은 오는 31일 말 자정을 기점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이달 말까지 계약 협상이 완료되지 않으면 이후 언제든지 파업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해당 호텔들을 비롯해 라스베가스 전역이 마비돼 이 지역 경제 활동, 관광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 보호, 성희롱 언어 방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카지노와 호텔은 이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2월부터 진행된 협상에서 노동자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스트립(Strip) 호텔은 일부 직원을 대신 할 수 있는 배송 로봇과 셀프 체크인 단말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MGM 그랜드 호텔의 벨맨으로 40년 이상 일한 돈 리드비터 씨는 "바에서 바텐더 대신 칵테일을 만드는 자동화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손님들은 이제 데스크 직원들과 대면하지 않고 리조트를 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희롱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노조 대변인인 베서니 칸은 "우리는 주로 서빙 직원들과 바텐더들이 손님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사례들을 다수 알고 있다"며 "호텔 측이 손님들의 성범죄에 강하게 대처하도록 계약서에 적시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카지노와 호텔 뿐만 아니라 주 정부와 지방 정부도 압박을 받고 있다. 직원들이 파업을 할 경우 관광 산업이 타격을 입어 수백만 달러를 잃을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리조트들은 협상이 진행 중이며 파업에 따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방문객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시저스 팰리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6월 1일이나 그 무렵에 노조와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MGM 리조트도 "계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스베가스 파업 역사

지난 2002년에도 노조는 파업을 결정했지만 호텔 측과의 합의에 성공해 실제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 1984년 대규모 파업이 일어난 적이 있는데, 67일 동안 파업이 지속돼 라스베가스 시와 직원들은 수천 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파업 동참 한인 많지않을 것"
이창원한인회장, "직접적인 영향없을 테지만 예의주시"

"전체 한인중 40% 종사
노조 가입자 별로 없어"


한인들도 호텔과 카지노 종사자들이 많지만 노조에 가입한 사람은 많지않아 이번 파업에 동참하는 한인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라스베가스 한인회의 이창원(사진) 회장은 "예전보다 호텔과 카지노 업계에 종사하는 한인들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전체 한인 인구의 40% 정도는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전체 한인 수를 2만~2만5000명정도로 추산했으니 많으면 1만명 정도 되는 셈이다.

이 회장은 "하지만호텔과 카지노 업계 한인 종사자 중 노조에 가입한 사람이 많지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 같다"며 "다만 규모, 기간 등에 의해 지역 경제 구성원으로 간접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때문에 예의 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