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美전문가들, 북미회담 복합적 시선…"관계 구축 첫걸음만도 근본적 변화" 긍정 의견도

CVID 빠진 거품 합의 美의회'역풍 뇌관'지적
이면합의 가능성…두 정상 케미스트리에 만족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미국 전문가들의 평가는 복합적이다. 공동합의문에 북한 비핵화를 뒷받침하는 어떤 구체적 내용도 없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동시에 복잡하게 얽힌 북핵 이슈를 고려하면, 북미 관계구축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만으로도 근본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애매모호한 구절을 반복했을 뿐"이라며 "어떤 타임테이블도, 검증 언급도, 이행 절차도 공동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구체적인 양보 조치를 내놨다고 매닝 선임연구원은 꼬집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도 "비핵화 부문에서 구체적인 게 아무것도 없다. 모호한 데다 타임라인도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으로 미뤄보면 기본적인 타임라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매우 실망스럽고 후퇴했다"고 혹평했다.

마이클 그린 CSIS 아시아 담당 선임 부소장도 "기본적으로 미국은 북한 정권의 등에 올라타는 거친 '로데오 경기'로 되돌아갔다"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그게 크게 의미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켄 가우스 미 해군연구소(CNA) 박사는 "북미 합의는 세부내용이 미흡하고, 디테일은 후속협상에서 다뤄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돌아오자마자 좌·우 양진영에서 강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정치적 역풍'을 예상했다.

디테일이 미흡한 공동선언문과는 별개로, 두 정상이 이미 초기조치를 비롯해 핵심적인 비핵화 단계들에 대해 합의를 이뤘으면서도 비공개에 부치는 이면합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같은 부정시각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전쟁이냐 평화냐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평화를 선택했고, 분명 6개월 전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 됐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싼 분위기는 매우 좋았고, 북미 정상은 (케미스트리가 맞는)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완패, 김정일의 승리
비핵화없이 美軍유해 발굴만…"

▣한국전문가들은

전문가들은 대체로 "협상의 달인이라던 트럼프가 완패했다"고 평가했다. 회담 성패의 가늠자로 여겨졌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들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사기당했다"는 혹평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공동성명엔 검증 가능한 비핵화란 말도, 비핵화 시한도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까지 거론한 건 그야말로 폭탄 발언"이라고 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CVID를 포기한 게 아닌가 싶다"며 "한·미 연합훈련이 중단되면 한미연합사의 기능이 정지되기 때문에 미군은 자연히 감축될 것"이라고 했다.

또 전문가들은 "65년 전 끝난 6·25전쟁 당시의 유해 발굴 정도밖에 없었다"며 "트럼프가 미 의회를 설득할 게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포트라이트에 취해서 너무 오버했다"며 "미국에 돌아가서 여야 모두에게 맹공을 당하면 갑자기 합의 자체를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