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 마케팅을 통한 실시간 음원차트의 수상한 움직임이 수면위에 드러날까.

현재 가요계 가장 뜨거운 화두는 숀이다. 밴드 칵스 멤버 숀이 지난달 발매한 EP ‘TAKE’ 수록곡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이 각종 차트 정상은 물론 최상위권에 오르자 음원 사재기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고 소속사 측에서는 정당한 ‘바이럴 마케팅’을 이유로 들었지만 대중은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 4월 닐로의 의심스러운 역주행도 같은 의심을 받았다. 당시 소속사측은 “음원 사재기나 편법이 아닌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의문은 증폭됐고 음악 유통 시스템 전반에 대한 투명성 확보 및 개혁 요구가 더 커졌다. 하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었고 이번에는 숀이 음원차트를 휩쓸자 같은 논란이 재발되고 있다.

이에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도 문제 제기하며 공론화에 나섰다. 박진영은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가요계 순위조작 의혹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조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한 경쟁과 평가는 어느 분야가 발전하는데 초석이 된다. 최근 음원 순위조작에 관한 의혹들이 제기되어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과 또 의혹을 받는 분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기된 의혹들이 명백히 밝혀져 하루빨리 아티스트들과 회사들이 본래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소속사 디씨톰엔터테인먼트도 18일 오후 악플러들에 대한 고소장 접수 사실을 밝혔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담당부서 및 가온차트 그리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음원사이트들에 ‘SHAUN ? WAY BACK HOME’의 불법 이용 내역 조사 및 발매 이후의 시간대별, 이용자 별, 상세이용내역의 제공을 요청했다고 알렸다.

다수의 가요계 관계자는 현재 논란에 대해 과거 음반을 대량으로 구입하거나 특정 음원사이트 아이디를 속칭 해외에서 돌리는 식의 ‘사재기’와는 선을 긋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사재기 가능성을 재기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에는 SNS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겠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사재기’의 경우에는 분명 불법적인 행위지만 ‘바이럴 마케팅’은 아직 관련 법규나 제도가 미비하기에 실체가 드러난다 해도 위법 여부를 가리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분명 ‘바이럴 마케팅’은 공론화를 통해 실체가 드러나야 한다. 다수의 관계자들도 이번 공론화를 통해 바이럴 마케팅의 실체가 드러나길 기대하는 반응이다. 현재 대다수 바이럴 마케팅이라 불리는 행위는 페이스북 등 구독자가 많은 페이지에서 아티스트 관련 콘텐츠나 추천 영상을 올리면 자연스럽게 리스너의 선택으로 이어져 음원 순위가 올라간다. 툴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결과만 존재할 뿐 그 과정이나 흐름이 모호하다.

현재 국내 최대 가입자를 가진 멜론의 경우에도 실시간 차트 1위곡의 일간 누적 이용자수가 100만을 크게 밑도는 가운데 단순 계산으로 시간당 2~3만명이 노래를 들으면 1위를 차지할 수 있어 많은 구독자를 가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영향력이 점차 더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입장에서는 플랫폼 서비스를 강조하며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은 리스너의 몫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조작 논란은 100만명 내외의 충성도 높은 구독자가 콘텐츠에 반응하는 파급효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페이스북의 유명 페이지에 콘텐츠를 게재할 시 금전적인 계약이 존재하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규제는 없다. 그리고 숀의 경우에는 ‘너들음’측에서 해당 콘텐츠가 홍보성 영상이라고 밝혔다는 입장이다.

또 바이럴 마케팅의 흐름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음원차트를 운영하는 음원사이트는 순위의 근거가 되는 절대적인 수치가 담긴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과연 어느정도 음원 스트리밍과 다운로드가 이루어져야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하는지 역시 시간대별로 분명히 공개되어야 한다.

최근 실시간 음원차트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와 유사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인지도가 낮거나 대중이 잘 모르는 단어가 화제가 될 경우, 오히려 검색이 많아지고 별다른 내용이나 이슈가 아님에도 오랜 기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실시간 음원차트 역시 그 반응 과정은 다소 느릴 수 있지만 대중적인 아티스트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이런 효과를 얻고 있다. 앞서 역주행한 장덕철, 닐로 등도 비슷한 경우에 속했다.

이를 달리 생각하면 특정 페이스북 페이지가 마음만 먹으면 실시간 음원차트 역시 왜곡할 수 있다.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폐지를 알린 가운데 과연 음원사이트들은 이런 문제점에 대해 어떤 입장도 전하지 않고 있다. 단지 오전 1시부터 오전 7시까지 6시간 동안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지 않는 ‘차트 프리징’을 실시했지만 사실상 효과는 미비하다.

바이럴 마케팅은 대형 기획사가 아니고 팬덤을 가지지 않아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는 좋은 뮤지션을 많은 대중에게 소개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바이럴 마케팅은 오히려 대중에게 의심을 받으며 부정적인 의미로 낙인 찍히고 있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건전한 바이럴 마케팅이 무엇인지 확인되길 기대한다.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