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20마일을 걷고, 또 걸어서 일터까지…

[목요화제]

앨라배마주 이삿짐 운반업체 취직한 20대 청년
자동차 고장 나서 발동동, 수시간 걸어서 출근
감동한 이사 고객, SNS 글 올리고 회사에 연락
사장으로부터 깜짝 차 선물 받고 '감동의 눈물'

그에게 다음 날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날이었다. 새로 취직한 이사짐 운반 업체에서 지시한 이사 고객의 집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에겐 첫 직장의 첫 출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밤 사이에 타고갈 차가 고장이 난 것이었다. 도와줄 사람은 없었고, 막막했다. 그래서 그가 택한 마지막 방법은 걸어가는 것이었다. 고통의 출근 길…그 결정이 그에게 큰 선물을 가져다 주었다.

앨라배마 주에 사는 청년 월터 카(20)의 스토리다. 그는 이삿짐 운반 업체 '벨홈스'(Bellhops)에 첫 일자리를 얻었다. 지난 15일 이사 예정인 고객의 집에 첫 출근하기로 되어있었으나, 전날 밤 유일한 교통 수단인 그의 차가 고장나버렸다. 이후 자정이 되서도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지 못한 월터는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다음날 아침 8시까지 도착해야했는데 발이 묶였으니 막막하기만 했다. 그가 생각해낸 유일한 방법은 바로 집을 떠나 밤새 걸어가는 것이었다.

한밤중에 의도치 않은 장거리 도보가 시작됐고, 그는 앨라배마주 홈우드에서 펠햄 마을까지 20마일(약 32.2km)을 걷고 또 걸었다. 새벽 4시 쯤 경찰이 도로변을 걷고 있는 월터를 발견했고, 그의 딱한 사정을 듣고 난 뒤 목적지까지 남은 길을 차로 데려다 주었다.

이삿짐 운반을 요청한 고객 제니 라메이는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 월터의 사정을 전해듣고 "다른 직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위층에서 쉬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지만 그는 "먼저 일을 시작할 수 있다"며 이를 마다했다. 그리고 짐을 싸는데 집중했다.

일이 다 끝나고 제니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속을 지키려 이 먼 곳까지 걸어온 월터에게 얼마나 감명을 받았는지 모른다. 내 눈을 쳐다보며 생긋 웃어 보인 월터는 겸손하고 명랑했다"며 글을 올렸다. 제시는 "월터가 5살때 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잃고 어렵게 살아왔다"며 대견해 했다.

그녀의 글은 빠르게 번지면서 결국 회사 사장 마클린의 귀에까지 전해졌다. 루크는 "월터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같은 직원이 있어 정말 자랑스럽다. 그가 그날 했던 모든 일, 보여준 진심과 투지가 정확하게 우리가 추구하는 서비스 정신"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사장은 다음날 곧장 월터에게 달려와 차(2014 Ford Escape)를 선물했다. 깜짝 선물에 눈물을 흘린 월터는 "나는 출근 첫날을 '어떻게 해서든 지켜내겠다'고 스스로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려 했던 것일 뿐"이라고 겸손해하며 "오래 기다린 끝에 주어진 첫 번째 기회였고, 내가 헌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