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배심 보고서 발표…가해 성직자 300명·피해아동 1천명 이상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가톨릭 교구에서 과거 성직자들에 의한 상습적이고 광범위한 아동 성적 학대가 있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주 검찰총장이 2016년 소집한 대배심은 주내 6개 가톨릭 교구에서의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 학대 의혹과 관련, 2년여간의 조사 끝에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배심은 보고서에서 가해 성직자만 300명이 넘고, 피해 아동은 1천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대배심은 지난 1940년대부터 약 70여 년에 걸친 기간을 조사대상으로 했으며, 수십 명의 목격자와 6개 가톨릭 교구의 수십만 페이지의 내부 자료 검토를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대배심은 일부 기록이 없어졌거나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고백하기를 꺼린 점 등을 감안하면 아동 성 학대 피해자의 실제 숫자는 수천 명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소년들이었으며 그것도 사춘기 이전 시절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성추행을 넘어 성폭행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동 성 학대를 감추기 위한 이들 가톨릭 교회 내의 조직적인 은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펜실베이니아 주 조쉬 샤피로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년여간의 조사에서 주내 및 바티칸의 고위 성직자들에 의한 조직적인 은폐가 있었다면서 "은폐는 정교했고, 놀랍게도 교회 지도부가 성 학대와 은폐 기록을 보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적인 은폐의 결과로 상당수의 가해 성직자들은 이미 사망했거나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 처벌을 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1979년에서 1982년에 걸쳐 가톨릭 고교 영어 교사였던 성직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던 짐 밴시클레(55)는 "전 교회와 교구에서 완전한 은폐가 있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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