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11월 출마 여성후보 역대 최다, 하원 234명·상원 22명·주지사 16명
'자녀 공개'터부 깨고 모성을 선거전략화…'미투 확산'등의 영향 커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여성 숫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들 여성 후보들은 어린 자녀들을 선거 광고와 유세 현장에 등장시키며 모성(母性)을 '선거 전략화'하는 추세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16일 현재까지 연방하원 선거구 435곳 예비선거에서 본선행을 확정 지은 여성 후보는 234명(민주 182명·공화 52명)에 달한다. 35명을 교체하는 연방상원엔 여성 22명이, 주지사 36곳에서 여성 16명이 본선 티켓을 쥐었다. 이 외에도 주 검찰총장 등 고위 선출직 122곳에 84명의 여성이 출마한다. 이들 중 미성년 자녀를 키우는 20~40대 '엄마 후보'가 절반 이상으로 추산된다.

뉴욕주 검찰총장 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제피르 티치아웃(46) 예비후보는 최근 임신 8개월 된 태아 초음파를 공개하며 '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 싸우겠다'는 내용의 파격적인 선거 광고를 시작했다.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공화당 후보인 크리스티 노엠(46) 후보는 어린 자녀들이 "엄마는 춤을 못 춘다"며 놀리는 장면을 TV 광고에 썼고, 뉴저지 하원 민주당 후보인 미키 셰릴(46)은 해군 복무, 연방 검사 경력보다 '네 아이의 터프한 엄마'라는 점을 부각, 아이들을 유세장에 데리고 다니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메릴랜드와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경선에 각각 나선 크리시 비그나자라(38)와 켈다 로이스(39) 전 예비후보는 모유 수유하는 장면을 담은 광고로 파란을 일으켰다. 두 사람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 광고는 두고두고 회자됐다.

이는 미국에서 전례 없던 현상이다. 그동안 남성 정치인과 달리 여성 정치인들은 미성년 자녀를 공개하는 것 자체가 터부시됐는데 올해 중간선거에선 변화가 뚜렷하다.

여성 출마 러시라고 할 만큼 절대적인 숫자가 많아진 가운데 특히 정치 경험이 적은 젊은 여성들이 대거 도전장을 냈다. 언론들은 그 배경으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패배로 촉발된 '유리 천장(여성의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 깨기' 화두, 그리고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성폭력 고발 '미투(me too) 캠페인'의 확산을 꼽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성 추문에 대한 반발로 여성의 권리와 가정에 대한 책임도 활발하게 논의됐다. 여기에 지난 5~6월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 자녀 강제 격리 조치 논란이 '모성·아동 보호' 이슈를 부각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